앵커: 지난해 12월 21일,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찾았던 신의주 '수해'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중앙의 합동 검열이 최근 시작됐습니다. 주된 원인은 부실한 건설 실태가 외부에 알려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 북부 국경일대에서 수해가 발생한 지 5개월 만에 김정은 총비서가 참가한 가운데 수해 주민들을 위한 아파트가 준공되었습니다. 하지만 새 아파트에 입주한 수재민들을 대상으로 중앙당 합동검열이 시작되면서 일대의 분위기가 갑자기 얼어붙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4일 “요즘 신의주 수해복구 지역에 중앙당 검열이 붙었다”면서 “추운 날씨에 중앙(당)과 국가보위성, 국가안전성 합동검열단이 들이닥치면서 살벌한 분위기”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수해복구 아파트 준공식이 있은지 불과 일주일 만에 중앙당 검열이 들이닥쳤다”면서 “원수님(김정은)이 참가한 아파트 준공식 행사와 관련해 아파트 내부의 부실한 건설 실태가 외부에 공개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합동검열단은 중앙 당기관 성원들과 국가보위성 성원들, 국가안전성의 성원 약 8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면서 “검열단은 무차별적으로 임의의 시각에 아무 집이나 문을 박차고 들어가 가택수색을 하면서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중앙당 합동검열이 언제 끝날지는 알려지지 않아 대부분의 주민들이 예민해진 상태로 조심하고 있다”면서 “자칫 걸려들면 새로 받은 집도 빼앗기고 법에 따라 교화형 등의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어 되도록 숨을 죽이고 있는 분위기”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검열은 입주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주민들의 말과 행동에서 당의 정책과 어긋나고 반사회주의, 반체제 실태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아파트 준공식과 관련한 실태유출이 가장 큰 이유로 부실공사에 대한 건설기관에 대한 처벌과 별도로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부실공사 실태 유출 등에 대해 처벌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그러면서 “수해아파트 준공식을 화려하게 장식해 김정은의 ‘이민위천’을 세상에 과시하려던 당국이 부실한 건설실태가 공개되는 바람에 오히려 웃기는 선전전에 그치고 말았다”면서 “이 때문에 당국이 합동검열단을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달 말 김정은 총비서가 아파트 준공식 행사에 참석하면서 제대로 입주 준비가 안된 아파트를 보고는 크게 화를 냈다고 보도한 바 있고 지난 11월에도 부실한 새 살림집에 들어가기가 무섭다는 수해민들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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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요즘 신의주 수해복구 지역 주민들은 추위에 떠는 것이 아니라 공포에 떨고 있다”면서 “중앙의 합동검열단이 현지에 들이닥쳤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중앙당 검열은 합동검열을 할 만한 타당한 사건이 있을 때 시작하는 것”이라면서 “때문에 합동검열 결과가 반드시 나와야 하고 이를 위해 없는 죄도 만들어 내는 게 중앙의 합동검열이어서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새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 중 일부는 이번 합동검열단의 단속에 걸려들세라 문밖출입마저 삼가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새해 인사는커녕 부모, 형제, 친척이나 친구와도 만나지 않으며 합동검열이 무사히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의주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신의주 수해복구지역 주민들은 완전 봉쇄 수준의 감시와 통제를 받고 있다”면서 “김정은이 아파트 준공식에 참석했지만 수해 아파트의 부실한 실태가 외부에 노출되면서 신의주 수해 지역이 검열대상이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일부에서는 수해 복구로 완공된 아파트가 (부실한) 사실 그대로 공개된 것이 이곳 수재민들이 검열받을 일이냐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수해복구에 참가했던 건설노력은 모두 지난 해 12월 27일까지 철수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며 그 후에 새 건설노력으로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