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국제언론 감시단체 '국경없는 기자회'가 북한을 18년 연속 세계 최악의 언론 탄압국으로 지목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사빈 돌란(Sabine Dolan) ‘국경없는 기자회’ 사무국장은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2019 세계언론자유지수(2019 World Press Freedom Index)’ 보고서 발표회장에서 북한은 에리트레아, 투르크메니스탄과 함께 조사대상 180개국 중 최악의 언론탄압 국가로 꼽혔다고 밝혔습니다.
돌란 사무국장 : 이들 국가에 대해 '지옥의 3개국(The Infernal Trio)'이라는 별칭을 붙였습니다. 이 세 나라는 사실상 '정보의 암흑' 상태에 놓인 국가로, 수 년간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에 기반을 둔 ‘국경없는 기자회’가 이날 발표한 연례 세계언론자유지수 보고서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은180위, 북한이 179위, 에리트레아가 178위를 기록했습니다.
돌란 사무국장은 지난해 최하위였던 북한의 순위가 올해 한 단계 상승한 것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북 정상회담 등 해외 지도자들과 만나면서 보여준 약간의 개방적인 태도 변화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프랑스 파리 ‘국경없는 기자회’ 본부의 데니얼 배스타르(Daniel Bastard) 아시아태평양담당국장(Head of Asia-Pacific)은 그러나 그 변화는 매우 미미하다며 여전히 지속되는 북한의 언론 탄압을 우려했습니다.
배스타르 국장 :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열린 1·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관리들은 외국 매체에 약간은 개방적일 수 밖에 없는(obliged to open very slightly to the media)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에는 (진정한) 언론도, 인터넷 사용자나 블로거도 없습니다. 정보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의 여지가 전혀 없어 매우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올해 보고서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2012년 집권 이후 지속적으로 주민의 정보 접근권을 차단하고 주민을 ‘무지의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컴퓨터 기능까지 갖춘 스마트폰을 포함한 손전화가 북한에 널리 보급됐지만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인트라망을 통해 대화하고 정보 파일을 전송하는 것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북한 주민은 여전히 외부 세계의 언론이 제공하는 내용을 보거나, 읽거나, 듣기만 해도 수용소로 보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북한 내 언론들은 조선중앙통신(KCNA)이 공식적으로 보도하는 내용만을 전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형식적으로만 국제 언론에게 공식 행사의 취재를 허용하는 등 더 많은 유연성을 보이는 시늉을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2012년 미국의 AP가 평양 지국을 개설했고, 2016년에는 프랑스 AFP통신이 KCNA와 협력해 북한에 사무소를 열었지만 실제로는 북한 정권이 계속해서 외국 언론에 제공되는 정보를 세밀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배스타르 국장은 앞서 AFP통신이 북한 당국으로 받은 내용을 보도하는 데 그친다면 평양지국을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한계는 분명 있지만 지도자와 대화하거나 북한 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