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당국자 “북한군 10만명 순환 배치될 듯”

0:00 / 0:00

앵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이 러시아에 10만 명의 병력을 파병할 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는 북한군 10만 명이 한꺼번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순환 배치 방식으로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CCD)의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군 약 10만 명이 러시아에 순환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20일 RFA가 자유유럽방송(RFE/RL)의 협조를 받아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점은 10만 명이 한꺼번에 파병되는 것이 아니라 순환(로테이션) 배치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는 1만 2천 명이 있으며, 이후 1만에서 2만 명씩 추가로 배치되는 방식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순환 배치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19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규모가 10만 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데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입니다.

112024 중간사진 (2).jpeg
러시아 군인들이 쿠르스크 지역의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 AP

RFA는 우크라이나 당국이 북한군의 순환 배치를 예상하는 배경과 이같은 판단을 내린 근거, 그리고 구체적인 배치 방식 등을 코발렌코 센터장에게 이메일을 통해 추가로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 했습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천일을 맞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특별 본회의에 화상연설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코발렌코 센터장에 따르면 북한군은 1-2만 정도의 규모로 일정한 기간마다 순환배치되고, 결과적으로 누적 약 10만명의 병력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해 전투 경험을 쌓게 될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매체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7일 20개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에 10만 병력을 배치할 경우, 순환 배치 형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관련 기사>

"북한군, 쿠르스크 전선 최소 4개 전투부대에 배치"
"우크라군, 북한군 배치 러 부대 공세 격퇴 중"

그러나 순환 배치 체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김정은은 엘리트 계층 자녀로 구성된 병사들이 사망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이 북한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한다”며, 기존 파병 병력이 북한으로 복귀하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일부 병사만 전선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후방에서 대기하도록 허용할 가능성도 낮다고 지적하며, 대신 부상병과 전사자 보충을 위해 추가 파병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부상당한 병사들 중 많은 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할 것이고, 이들은 더 이상 전투에 투입되지 못하기 때문에 러시아가 김정은에게 대가를 지불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김정은이 전투에서 손실된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병사들을 추가로 파병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총 파병 규모가 최대 10만 명에 이를 수도 있겠지만, 이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한국 국정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력이 현지 공수여단과 해병대에 배속돼 일부는 실제 전투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습니다.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11군단 병력을 중심으로 구성된 1만 1천여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동북부 지역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마친 뒤 10월 하순경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해 배치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