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난민지위를 얻어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가 지난 5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미국 국무부가 최근 갱신한 난민 입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로서 미국 정부는 지난3월부터 석 달 연속 탈북 난민을 한 명도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지난해에는 단 한 명의 탈북 난민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앞서 2018년에는 한 명의 탈북자에게만 난민 지위를 부여했습니다.
이후 지난1월에 한 명, 그리고 지난 2월 또 한 명의 탈북자를 난민으로 받아들여 2004년 10월 미국에서 제정된 북한인권법(North Korean Human Rights Act)에 의거해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의 수는 현재 총 220명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차단과 여행 제한 조치가 지난 2017년 1월 시작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 이민정책과 맞물린 결과라는 풀이와 함께, 탈북자들 사이에서 미국은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의 탈북을 돕고 있는 한국 비영리단체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는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탈북자들의 중국 내 이동이 어려운 탓도 있지만, 미국으로의 난민신청 기각 사례가 이어지면서 기본적으로 '미국은 가기 어려운 나라'라는 인식이 탈북자들 사이에 팽배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인 최승철 조선경제개발연구소 소장은 같은 날, "한 때는 난민심사가 까다로운 미국 대신 영국으로 향하는 탈북자들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영국도 탈북자들에 대한 난민지위 부여 및 비자 발급을 줄이고 있는 추세여서 정착지로 영국을 선택하는 탈북자 또한 급격히 줄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강화된 미국 정부의 난민 심사와 함께 '미국은 원수'라고 세뇌당한 북한 주민들에게 의사소통의 어려움까지 더해지면 미국행 결심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심문 및 조사과정이 더 오래 걸리고 좀 더 복잡하고, 한국으로 가서 정착하는 것보다 그 과정이 더 오래 걸리는 겁니다. 그렇게 불안한 상황 속에서 (미국행을) 선택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국으로 가는 탈북자들이 더 많습니다.
한편, 지속되는 미국 내 난민입국 탈북자 수의 감소 또는 부재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미국 국무부는 10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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