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년이 넘도록 난민지위를 얻어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미국 정부가 난민수용을 중단한 건 지난 해 3월 19일.
당시 미국 국무부 인구∙난민∙이주국(PRM)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시행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지난해 1월과 2월에 각각 1명씩 모두 2명만이 미국 난민지위를 얻었고, 미국 정부의 난민수용 중단 조치 시행 이후 지금까지 15개월이 되도록 미국에 정착한 탈북 난민 수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그런데, 같은 아시아 지역에서도 버마, 즉 미얀마와 베트남(윁남)은 올해 들어서만 각각 136명과 1명 등 모두 137명이 난민 지위를 취득했습니다.
국무부 인구∙난민∙이주국(PRM) 대변인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북한 주민은 전 세계의 다른 난민들과 동일한 기준(범주)을 통해 미국 난민 입국 프로그램에 신청할 수 있으며, 해당 회계 연도에 미국 대통령 결정에 의해 정착할 수 있으며, 북한 주민만을 위한 별도의 특별 프로그램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North Koreans access the U.S. Refugee Admissions Program through the same categories as other refugees worldwide and continue to be resettled under any available allocation as defined in the Presidential Determination on Refugee Admissions in a given fiscal year. There is no special program for North Korean nationals.)
대변인은 또 지난해 7 월 30 일부터 미국 행정부가 미국으로의 난민 여행 재개를 승인함으로써 탈북자들도 다시 난민 입국 신청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미국 정부는 탈북자의 난민신청을 받고 있지만 신청자 또는 난민 인정 사례가 없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미국 정부가 다시 탈북자 난민 신청 및 입국 프로그램을 재개했는데도 미국 난민지위를 얻은 탈북자가 지금까지 없는 이유가 뭘까?
무엇보다, 탈북자가 북한을 빠져나와 가장 먼제 발을 들여놓는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그로 인한 중국 내 검열이 강화돼 탈북자들의 이동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미국 정부의 엄격한 난민 심사기준과 긴 처리기간도 미국 선택을 망설이게 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와 함께,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그리고 어렸을 때 부터 원수의 나라로 세뇌를 받았던 미국보다는 상대적으로 정착지원도 많아 생활하기 편한 한국이 탈북자에겐 더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때문입니다.
미국 워싱턴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북한인권법이 2004년 제정된 뒤 17년 동안 유지돼 오고 있지만 난민인정을 받은 탈북자 수는 230명 밖에 안된다"면서 "미국이 고통받는 탈북자들을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탈북자들을 목표로 하는 정보 캠페인이 없습니다. 미국 정부가 그런 캠페인을 추진할 수가 없고 비정부기관들이 추진할 수 밖에 없는데요. 그런 노력들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는 지난 2018년에 1천137명, 그리고 2019년에는 1천047명이었지만, 코로나19가 발생, 확산한 2020년에는 229명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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