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내달 12일 아들의 생일을 기념해 해외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오는 12월 12일 아들 오토 웜비어의 생일을 맞아 “싱가포르나 영국 런던에서 오토를 위한 생일축하 행사를 열기 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대사관 앞에서 (생일을) 기념하면서 오토와 그에 대한 기억이 잊혀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와 함께 북한 주민들에 대한 당국의 지속적인 학대 문제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By celebrating in front of the North Korean embassy, I hope to keep Otto and his memory in focus and not forgotten.)
그러면서 “또 다른 외국인이 오토처럼 고통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신디 웜비어는 또 “매년 오토를 추모하는 한국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고향인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를 방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2016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는 북한에 억류됐다 이듬해 6월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된 후 귀환 엿새 만에 사망했습니다.
이후 웜비어 부모는 북한 정권에 책임을 묻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의 말입니다.
프레드 웜비어 : 우리는 외국에 나가 북한의 숨겨진 자산들을 찾고 북한에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앞서 웜비어 부모는 지난 2019년 11월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북한대사관을 방문해 북한대사관 부지의 호스텔(숙박시설) 문제에 대한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당시 독일 현지 업체는 북한대사관 사무실로 사용되던 건물을 임차해 ‘시티 호스텔’이라는 숙박시설을 운영했는데, 웜비어 부모는 북한 정권이 이 시설을 이용해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이를 폐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이듬해 1월 독일 베를린 행정법원은 해당 호스텔이 유럽연합(EU)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위반해 폐쇄돼야 한다며 영업 중단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웜비어 부모는 또 2018년 4월 아들이 북한 당국의 고문으로 사망했다며 워싱턴DC 연방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재판부는 북한에 5억113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웜비어 부모는 이 판결을 근거로 미국에 억류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 매각 대금 일부를 받았으며, 올해 1월에는 미국 뉴욕주 감사원이 압류한 북한 조선광선은행의 동결 자금 24만 달러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받았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