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해경·국방부 감사 착수

0:00 / 0:00

앵커 :한국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해양경찰청과 국방부 등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정치권과 북한 인권단체는 해당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감사원은 17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감사 대상은 해양경찰청과 국방부로, 사건 발생 당시 최초 보고 과정과 절차 등을 정밀하게 점검해 업무처리가 적법하고 적정했는지 확인할 예정입니다.

두 기관이 북한 군의 총격에 사망한 뒤 시신이 불태워진 피해자가 월북 시도를 했다고 단정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감사원은 한국 국민이 낸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행정기관과 공무원 등의 업무처리가 적정한지 검사 및 감독하는 기관입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특별조사국 소속 인력을 투입해 해양경찰청과 국방부 등 사건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자료수집을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본감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앞서 양 기관은 전날 보도자료와 기자설명회를 통해 사건 당시 피해자의 채무 등을 근거로 월북 시도 중 표류했다고 단정한 데 대해 공식 사과한 바 있습니다.

한국 내 북한 인권단체와 정치권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즉 한변은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한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한국의 전 정부가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며 재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사안의 핵심정보가 전 정부에 의해 대통령기록물로 봉인돼있다며 이를 스스로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월북 공작’으로 규정하면서 전모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사건이 자유와 인권의 존립에 해가 되는 사태라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SNS에서 “이번 진실은 한국 새 정부가 전 정부의 항소를 취하하는 등 진상규명에 대한 강한 의지를 관철시켰기에 드러난 것”이라며 하루빨리 명백한 진상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해당 사건의 진실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선거 기간 유족들에게 ‘대통령이 되면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며, 유족 측의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 정부가 계속 항소하는 것은 이에 맞지 않아 그만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유족 등 사건 당사자들이 진상을 더 확인하기 위해 취할 법적 조치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며, 이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제가 (대통령) 선거 때 이 사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되면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유족을 만났습니다. 당사자도 진상을 더 확인하기 위해 법적 조치를 하지 않겠습니까? 그에 따라 사안이 더 진행될 것입니다.

앞서 한국 대통령실 산하 국가안보실과 해경은 지난 16일 피해자 유가족이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항소를 취하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통화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단호한 대북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유엔 안보리 차원의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핵·미사일 개발을 용인한다는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내 코로나 확산 상황을 매우 우려하면서 주시하고 있고, 한국이 북한에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호응하지 않고 있다며 유엔 사무국 차원에서도 상황을 계속 살펴보며 한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길 바란다고 주문했습니다.

이에 구테흐스 총장은 윤 대통령과 함께 북핵 문제를 우려하면서, 전반적으로 북핵 위기와 북한 내 코로나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