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압록강대교 주변 전기철조망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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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북 차단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 당국이 신압록강대교로 이어지는 주변 일대에 전기철조망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20~2021년 북한 당국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마주한 평안북도 신의주와 의주군 일대에 전기철조망을 설치했습니다. 탈북을 사전에 막자는 의도인데, 이달 들어 또 다시 신압록강대교 일대에 전기철조망을 설치하고 있어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남신의주에서 새로 지은 압록강다리가 연결되는 용천군까지 전기철조망이 설치되고 있다”며 “공사에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동원됐다”고 전했습니다.

“신압록강다리(신압록강대교)가 개통되면 다리가 들어선 압록강 하류에 크고 작은 밀선이 늘어나 탈북을 원하는 사람들이 밤에 압록강으로 접근해 밀선을 통한 탈북을 시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당국이 사전에 그 주변에 전기철조망을 설치하도록 지시한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고압이 흐르는 전기철조망이 설치되는 공사를 지켜보는 주민들 속에서는 철조망을 설치할 돈이 있으면 식량이나 줄 것이지 뭐하는 것이냐”며 “나라를 감옥으로 만들고 있는 당국을 대놓고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이달 들어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남신의주에서 신압록강다리가 있는 용천군 국경 일대에 전기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공사는 올해 말까지 끝내라는 게 당국의 지시”라며 “전기철조망 자재는 단둥-신의주 화물열차를 통해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압록강 하류에 자리하고 있는 평안북도 국경지역에 전기철조망이 처음 설치된 것은 지난 2020년입니다. 당시 선박을 이용한 탈북 경로를 원천 봉쇄한다며 의주군 국경일대에 콘크리트 장벽과 그 위에 고압이 흐르는 전기철조망을 설치했다는 것입니다.

“2021년에는 신의주 위화도 일대를 비롯한 신의주세관에서 의주비행장까지 새로 건설된 철도 주변에 전기철조망을 세우더니 올해는 신압록강다리가 들어선 남신의주에서 용천군까지 전기철조망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평안북도 국경지역에 전기철조망이 계속 늘어나자 지역 주민들은 탈북하는 사람을 잡아내겠다며 전기철조망을 설치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겠냐”며 “철조망에 공급할 전기가 있으면 인민들에게 공급하라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2018년부터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마주한 함경북도와 양강도 국경일대에도 감시카메라와 전기철조망을 촘촘히 설치하고 주민들의 탈북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