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탈북민의 한국 정착을 돕는 남북하나재단의 김영희 신임 대외협력부장은 탈북민들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 출신으로 지난달 임용된 그는 북한 당국이 경제정책을 전환해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의식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먼저 남북하나재단의 대외협력부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김영희 부장: 우선 남북하나재단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탈북민의 남한 사회 정착을 지원해 주는 기관입니다. 그래서 제가 일하고 있는 대외협력부서 같은 경우 탈북민의 정착 사례와 재단의 역할 등을 홍보해 한국 사회에 탈북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제고시키는 겁니다. 탈북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면 이들이 취업을 하거나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어려운 환경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탈북민에 대한 인식 제고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인식이 제고되면 탈북민들과 남한 출신 사람들의 소통이 원활하게 되고 또 그것은 결국 탈북민들 취업과 사회 활동에 더 유리하게 작용하게 됩니다. 결국은 이것이 선순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고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잘 살아가는 모습을 시의적절하게 홍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자: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탈북민의 수가 많이 줄지 않았나요? 현재 상황은 어떻고 새해를 전망한다면?
김영희 부장: 현재 (한국 내) 총 탈북민 입국자 수가 한 3만 4천 명 정도 됩니다. 그렇다고 3만 4천 명 모두가 지원을 받지는 않습니다. 잘 적응하고 있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그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제일 많던 때를 보면 2009년도에는 1년에 2천 9백 명 정도가 입국했습니다.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부터 약간씩 줄어서 2012년도에 1천 5백 명대로 감소했고 그러다가 2019년도에 1천 명대로 더 감소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오면서 2020년도에는 229명 그러니까 2019년 대비 95% 정도 감소했습니다. 내년을 전망해보면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기 때문에 입국자 수가 증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코로나 상황도 그렇지만 중국이나 북한 쪽 두만강, 압록강 주변에 철조망이 세워졌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서 북한 경제가 많이 나빠지고 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0년대 중반의 고난의 행군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던 그 시기와는 너무 환경이 다르다고 볼 수 있는데요. 국경 차단으로 인해서 중국 물자 유입이 대폭 감소가 됐지만 북한 내에서 장마당을 통한 사경제가 작동을 하면서 탈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까지는 아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는 새해에도 탈북민 입국자 수는 그렇게 많이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자:
최근 탈북민의 한국 정착을 지원하는 데 힘든 일이 있다면? 또 어떤 부분에 개선이 필요할까요?
김영희 부장:
1999년도에 북한 이탈 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그때부터 정착 지원 제도가 많이 변화되면서 최근 들어 제 생각에는 탈북민 정착 지원 제도가 아주 잘 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실 일부에서는 역차별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기도 합니다. 탈북민이 입국을 하면 초기 기초 생활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고 취업 및 창업, 교육 지원이 있습니다. 그런데 (재단이) 3만 4천여 탈북민의 연락처를 다 가지고 있지 않다 보니까 어느 지역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를 찾아내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또 극소수의 탈북민들이 부적응자로 살아가기도 합니다. 취업의 문턱이 남한 사람이나 탈북민들한테 사실은 모두 높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취업의 기준을 낮추면 일할 수 있는 자리는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탈북민들이 사회에 적응하며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에서 90년대 중반에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악착같이 살아남고 또 두만강, 압록강을 넘으면서 사생결단을 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그런 마음으로 살면 못할 게 없다라는 생각입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북한 당국과 주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다면?
김영희 부장:
북한 당국에 당부하고 싶은 얘기는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경제 정책을 전환해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먹는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자유가 뭔지 모르고 살았기 때문에 저는 한국에 왔을 때 가장 좋았던 건 자유보다 경제적인 풍요로움이었어요. 북한 주민들은 외부 세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스스로 다양한 노력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남북하나재단의 대외협력부장으로 있지만 제 전공은 북한 경제입니다. 재단의 대외협력부장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또 북한 주민들의 앞으로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일도 함께 지속적으로 해나갈 겁니다.
앵커:
지금까지 남북하나재단의 김영희 대외협력부장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엔 서혜준 기자였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