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 유족 “28일 퀸타나 보고관 만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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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해상에서 북한 군에게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유족이 다음 주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만나 국제사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해상에서 표류하다 북한 군에게 피격당해 숨진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 유족이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만납니다.

오는 27일 퇴임 전 마지막으로 방한하는 퀸타나 보고관은 28일 오전 피해자의 형 이래진 씨 등 유족 측을 면담할 예정입니다.

이번 면담은 유엔에 이번 사건에 대한 국제 사회 차원의 진상 규명을 요청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을 피력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이래진 씨 :북한이 이 사건의 직접 당사자 아니겠습니까? 피해자를 끔찍하게 살해한 만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강력한 규탄, 그리고 한국 해경과 국방부가 사안을 왜곡한 부분 등을 책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입니다.

앞서 이래진 씨는 지난 2월 퀸타나 보고관을 만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유엔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청하고 보고관으로부터 ‘역사에 남기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씨는 오는 9월엔 아시아인권의원연맹 초청으로 미국 의회를 찾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알리고 진상규명에 대한 미국 측의 지원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아시아인권의원연맹 회장이자 한국의 여당 국민의힘이 꾸린 진상조사 전담팀(TF) 단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이번 사건을 공론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전담팀’은 24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사건 당일인 2020년 9월 22일 한국 군이 파악한 사건 정황을 공개했습니다.

하태경 의원은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이른바 ‘월북몰이’를 했다는 단서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한국 정부가 '월북몰이'를 했다는 단서를 확보했습니다. 7시간 동안 북한 통신 보고 내용 중 '월북'이라는 단어는 딱 한 문장에서 한 단어만 등장하고, 그 전후에는 월북 관련 내용이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하 의원은 사건 당시 북한 통신 보고 내용에 “왜, 어떻게 월북했다는 내용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며 월북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시점은 북한 군에게 발견된 직후가 아닌 두 시간이 지난 후였다고 전했습니다.

만약 피해자에게 확고한 월북 의사가 있었다면 발견 직후에 관련 내용이 상세히 나왔어야 했다는 설명입니다.

하 의원은 또 한국 국방부가 피해자 생존 사실이 확인된 2020년 9월 22일 오후 3시 반 이후 사망 때까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구조지시도 없었다는 점을 확인해줬다며, 남북 통신선이 끊어져 대처가 힘들었다는 당시 발언이 사실이 아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월북’이라는 단어가 한 차례 나온 것도 북한 군이 심문 차원에서 질의하는 과정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피해자가 오랜 표류에 따른 피로로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에 월북 여부를 묻는 북한 군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전담팀은 다음 주 한국 국가정보원과 외교부, 통일부를 찾아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사건을 공론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오는 27일부터 사흘 동안 퇴임하기 전 마지막 한국 방문 일정을 소화합니다.

서울유엔인권사무소에 따르면 퀸타나 보고관은 방한 둘째 날인 28일 오후 서울대에서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대한 특별보고관 임기 회고를 주제로 강연하며, 다음 날 오전에는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한 질의응답을 진행합니다.

방한 기간 중 한국 정부 부처와 북한 인권단체 인사들도 두루 만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6년 8월 임기를 시작한 퀸타나 보고관은 오는 8월, 6년 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할 예정입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