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하나재단, 탈북 학생 원격수업 지원 강화

0:00 / 0:00

앵커 :탈북민들의 남한 정착을 지원해온 남북하나재단이 이달부터 탈북 학생을 대상으로 일대일 학습 지도사업을 개시했습니다. 남북하나재단 교육개발부 신효숙 부장은 코로나 대유행 이후 탈북 학생들이 원격 수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또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이용한 전자상거래 관련 기술을 교육하고 이를 통해 탈북민들이 직접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워싱턴을 방문한 신효숙 박사를 박수영 기자가 직접 만나 남북하나재단의 탈북민 지원 현황과 계획을 들어봤습니다.

한국정부 , 탈북민 밀착형 지원과 사회통합 사업 유지

<기자>남북하나재단이 북한 이탈 주민들을 돕는 방식도 변화해왔습니다. 처음에는 '자립 자활', 그다음 '사회 통합' 그리고 2017년 문재인 정부 때는 '생활 밀착형'으로 바뀌었는데, 새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탈북민 지원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리라 전망하시는지요?

[신효숙]현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도 탈북민 정책과 관련해서는 탈북민들의 자립 자활 즉, 삶의 질이 가장 중요하다는 기조입니다. 개인 밀착형으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들이 사회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사회 통합도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립'과 '사회통합'이라고 하는 두 개의 중요한 화두는 지속될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탈북 모자 사건'이라고 해서 탈북 모자가 주변의 도움이 없이 아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밀착 지원해라" 즉, 위기 가구 혹은 취약계층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좀 더 밀착 지원하기 위해 정부 부처 간의 연계, 그리고 지역 간 연계해 지원하는 체계가 만들어지고 있고, 재단도 이와 더불어서 위기 취약 계층과 관련해 매년 전수조사, 위기 가구를 발견한 후 밀착 사례 관리, 그리고 지원 사업을 지속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사진 1.JPG
RFA와 인터뷰 중인 남북하나재단 교육개발부 신효숙 부장.

<기자> 탈북민들이 정착 과정 중 시기별로 겪는 어려움이 다르지 않을까 싶은데, 처음 정착할 때와 보호기간이 끝나고 나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신효숙] 초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응인 것 같아요. 새로운 지역으로 왔을 때의 고민은 '어떻게 살아야 하지, 어떤 집에서 살아야 하고, 어떻게 교육받고, 내가 어떤 직업 훈련을 받아서 어떤 직장생활을 할까?'에 집중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있는 부모인 경우에는 '아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까?' 등 적응과 정착에 초점이 맞추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고 나면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 빈곤이라고 이야기하듯이 처음에는 예전보다 나아지면 좋아진 것이라 생각하지만, 나중에는 한국 사람들의 삶과 비교를 하는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의 삶과 비교해서 '먹고 살 정도면 괜찮은 줄 알았더니 그렇지 않구나'라고 생각하며 좀 더 나은 직장 그리고 더 나은 학력, 이런 것들을 고민하게 되는 것 같고 이와 더불어서 정착이라고 하는 것은 나를 지지해 줄 사람, 어느 한 곳의 소속감을 느끼고 살아나갈 수 있어야 하는데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또래나 아니면 공동체 없이 홀로 있을 때의 외로움과 지지 체계가 없을 때의 절망감 때문에 결국 ‘한국 사회에 계속 살아야 하나?’ 하는 고민까지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월급 얼마 ?" 묻는 탈북민에 대한 이해 필요해

<기자> 사회통합이 탈북민 정착에 중요한 부분이 된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남북 하나재단의 탈북민 정착지원 방식에 변화가 있었으리라 짐작되는데요.

[신효숙] 초창기에는 적응과 정착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한다면 현재는 남북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통일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 결국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통합되는 것이 중요한 초점입니다. 탈북민은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들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데요. 탈북민이 잘 정착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을 예로 든다고 한다면 남북 주민이 함께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들 수 있어요. 사정이 어려운 지역에서 독거노인들을 함께 지원한다든지, 함께 음식을 만들어서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사업 등 남북이 함께 통합 활동을 하는 것과 더 나아가서는 탈북민만 배우고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국민들도 탈북민에 대해 알고 배워야 하므로 소통 교육 그리고 상호 문화 인식 교육과 같은 사회 통합 교육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사진 2.JPG
North Korean defectors look at job listings on a board as a volunteer helps them during a job fair for defectors in Incheon 한국 인천에서 열린 탈북민 취업박람회에서 탈북민들이 게시판에 적힌 구직명단을 살펴보고 있다. /Reuters (Jo Yong hak/REUTERS)

<기자> 탈북민뿐 아니라 한국 사람들도 탈북민들의 문화에 대해 서로 배워야 한다고 하셨는데, 한국 사람들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신효숙] 남북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의 자본주의 사회 체제나 시장 경제를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도 그 사람들이 어떤 삶의 배경에서 살아왔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강의 시간에 한 예로 들었던 것이 사생활 존중과 관련돼서 탈북민이 오자마자 "당신, 그 직장에 다니면 돈 얼마 받아요?"라고 물어봤을 때 우리들은 상당히 당황하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월급이라고 하는 것이 적게 받는 사람도 있고 많이 받는 사람도 있으므로 월급이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는 많이 버는 사람과 작게 보는 사람들의 인격의 척도가 될까 우려하기 때문에 잘 물어보지 않는데요. 그런데 북에서 오신 분들은 직장에 들어가면 "얼마 받아요?"라고 물어보는데, 왜 그런가라고 하는 것은 북한에서의 삶의 방식을 이해해야 하는데요. 북한은 태어난 곳에서 자라서 그곳에서 직장을 배치받습니다. 그리고 북한에서는 노동자나, 농민이나, 교사나, 공무원이나 거의 월급이 비슷한 수준이에요. 월급을 가지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탈북민들이 월급을 물어보는 것이 북한 사회에서는 월급을 누구나 다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한국 사회는 다르죠. 한국 사람들이 북한 문화를 이해하고 탈북민도 남한 사회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동시에 같이 이뤄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남북하나재단이 사회통합 교육이라 해서 남북한 사람들을 같이 교육하는 상황입니다.

사진 3.jpg
최신애 학생 (20세, 가명) 이 서울 남북사랑학교에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최신애 씨는 북한 이탈 주민인 어머니와 재회하기 위해 2018년에 중국에서 서울로 왔다. /AP (Ahn Young-joon/AP)

탈북민 정착을 위해 온라인 판매망 교육 사업 적극 활용 계획

<기자>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지 3년째인데 대부분 가족과 떨어져 있는 탈북민들은 더 큰 어려움과 고립을 겪었으리라 예상됩니다. 이러한 탈북민들을 위해서 어떤 지원정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신효숙] 김정은 정권 들어와서 탈북민 숫자가 적어졌다고 하더라도 매년 천 명 내외로 들어왔었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지면서 2020년도에 229명, 작년에는 63명 그리고 올해에도 아마 작년과 비슷한 숫자로 아마 100명을 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기가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위기이자 또한 오히려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시기로 봐야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한국에 온 탈북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학생들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서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데 온라인 수업은 결국 컴퓨터가 있어야 하고 컴퓨터를 다룰 수 있으려면 그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한국 부모들의 경우는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도와주는데, 북에서 오신 부모님들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그래서 온라인 수업을 상당히 어려워했습니다. 또 한 예를 들면 자녀가 둘이거나 셋이면 동시에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는 각방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임대주택을 받으면 보통 15평인 경우에 방이 두 개 정도이기 때문에 각각 수업하기가 어려웠던 상황이에요.

이럴 때 이제 우리 재단에서는 교사들을 탈북 학생이 많이 있는 학교에 통일 전담 교육사로 파견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 이분들이 빛을 발했던 게 한국 교사들은 집에 가서 지도하기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통일 전담 교육사는 탈북민 가정의 집에 가서 원격 수업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가르쳐주고 또 개인 교습을 어떻게 하는지를 알려주는 이러한 활동을 해왔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와 관련돼서 또 어려웠던 건 탈북민 다수가 전문 직종에 있기보다는 대면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 업종, 소상공인이나 작은 기업에서 일해왔는데 그러다 보니까 작은 사업체는 코로나 기간 폐업하는 경우도 많고 임시 휴업하는 경우도 많았었습니다. 그래서 이로 인한 위기 가구에 대한 긴급 지원 활동을 해왔었는데요. 앞으로의 과제라고 하면 온라인으로 서비스업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교육해 이분들이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온라인 판매망 관련 활동을 개방 및 준비하는 것입니다.

<기자> 탈북민에게 온라인 판매망은 적극적으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는 거겠네요?

[신효숙]그렇죠. 왜냐하면 탈북민분들이 물건을 판매하고 싶은데도 어떻게 온라인에 자기 물건들을 올리고,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는지를 모르거든요. 그래서 재단에서 온라인으로 판매하려고 하는 기업들 또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해서 이런 교육 그리고 홍보를 측면에서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 4.JPG
A teacher hugs her graduating students who escaped from North Korea during a graduation ceremony at Hangyeore High School in Anseong 탈북 청소년 교육을 위해 세워진 안성의 한겨레고등학교 졸업식에서 교사가 탈북 학생들을 껴안고 있다. 학교 측은 북한에서 온 고교생 50명은 졸업식을 후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uters (Kim Hong-Ji/REUTERS)

<기자>네, 신효숙 박사님,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