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물가] 북한에 경기침체 이미 왔다

0:00 / 0:00

최근 북한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북한 물가’ 시간에 정영입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의 시장 활동 그리고 대외 무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물가 정보와 주요 환율 시세를 전해드립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높은 물가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 긴축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올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엔 경제사회처(UN DESA)는 현지시간으로 25일 ‘2023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1.9%로 전망했습니다. 세계은행(WB)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나라별로 보면 세계 경제 1위인 미국의 국내 총생산 증가율은 0.4%, 유럽연합(EU)는 0.2%로 전망됐고, 영국 등 다수의 국가는 가벼운 경기침체를 경험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2.0%, 일본은 올해 1.5%로 진단했습니다. 세계 경제 규모 2위 중국은 올해 4.8%로 전망됐는데, 이는 코로나 이전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유엔 보고서는 이와 같은 수치를 토대로 올해 "단기적 경제 전망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 경제상황이 이처럼 밝지 못하게 되면서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큽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올해 세계 경제의 3분의 1과 유럽연합(EU)의 절반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반면 미국 경제는 노동시장이 상당히 견고하고, 복원력이 있어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제 신문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설문대상자 70%가 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경기후퇴를 판정하는 기준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일정 기간 동안 국내총생산이 1% 아래를 기록하면 경기후퇴로 본다는 게 경제계의 시각입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유럽 등은 경기침체의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 말이 됩니다.

그러면 왜 경기침체가 찾아오게 되었을까요?

지난 2020년 코로나 시기에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은행의 이자를 낮추고, 통화를 발행해 경기를 활성화 시켰습니다. 기업들은 싼 금리를 이용해 은행에서 돈을 빌려 대규모 투자에 나섰고, 결국 이는 고용으로 이어져 많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었습니다. 상품도 넘쳐나고 근로자들의 임금도 올랐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씨의 시간당 최저 임금은 2023년 1월 1일 기준으로16.10달러입니다. 근로자가 한시간 일하면 고용주는 최소 16달러를 줘야 한다는 겁니다. 정부는 물가상승률과 연동해 최저임금을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가와 임금이 모두 오른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닙니다. 미국의 물가는 지난해 6월에 전년대비 9.1%로 크게 올랐는데, 이는 40년만에 최고치였습니다.

물가가 오르면 직장 다니는 사람들은 버틸 수 있지만, 일을 못하거나 임금을 적게 받는 사람들의 삶은 팍팍하게 됩니다. 그래서 미국의 중앙은행은 물가를 2%대로 낮추기 위해 기준 금리를 올리고, 시중에 풀린 통화를 걷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자 물가는 조금씩 내려가는데, 대신 경기는 악화됩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사람들이 씀씀이를 줄이게 되고, 그렇게 되면 기업의 매출이 떨어지게 되고 사람들을 해고하게 됩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올해 초 직원 1만8000명을 정리해고한다고 발표했고, 마이크로소프트 회사는 직원 1만명을 해고한다고 밝히는 등 직원수를 줄이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와 같이 직원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지출을 줄이고 경기후퇴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 경제는 상황은 어떨까요?

유엔의 무역개발회의(UNCTAD)는 2021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을 -2.9%로 추정했습니다. 2020년 북한이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중국과 러시아와의 국경을 봉쇄하고 철도 운송 및 인적 교류를 중단한 결과 경제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지적되었습니다.

경제성장률 1%미만을 경기침체로 본다면 북한은 이미 심각한 상황이라는 지적입니다.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은 북한 경제가 세계 경기 변화에 무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주요 교역국가인 중국과 러시아가 세계 경기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북한 경제지표도 세계 경제와 연동되어 변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달러 강세가 이어졌던 지난해 북한에서 환율이 크게 변하고, 장마당에서 중국산 설탕과 밀가루 가격도 크게 변했습니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엔케이가 공시한 1월 암거래 환율에 따르면 평양에서 미화 1달러당 8천 4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올랐습니다. 또 북한 소식을 전하는 일본의 아시아프레스가 공시한 올해 1월 북한 장마당 쌀 가격은 1킬로그램당 5천5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 상승했습니다.

다음은 국제 환율 및 주요 물가 시세입니다.

1월 26일 미국 외환시장(https://www.x-rates.com)에서 달러와 중국 위안화의 환율은 1대 6.78입니다. 달러대 유로화는 1대 0.91달러대 일본 엔화는 1대129엔입니다. 현재 달러대 한국 돈의 가치는 1대1,232원입니다.

다음은 금 시세입니다. 1월26일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순금 1트로이 온수(troy ounce)당 가격은, 즉 31.1그램은1,942달러입니다. 한편 1월2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배럴(158.9리터)당 80달러, 중동산 두바이유는 80.5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1배럴당 86달러입니다.

기사작성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