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물가] 달러패권과 위안화의 도전

여성이 옷을 구입 후 위안화로 돈을 지불하고 있다.
여성이 옷을 구입 후 위안화로 돈을 지불하고 있다. (/ AP)

0:00 / 0:00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북한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북한 물가’ 시간에 정영입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의 시장 활동 그리고 대외 무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물가 정보와 주요 환율 시세를 전해드립니다.

청취자 여러분들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화폐를 무엇으로 생각하십니까? 미국 달러나 중국 중국 위안화, 유로화 등 어떤 화폐가 안전한지 여러분들은 궁금해 하실겁니다. 지난 2009년 북한에서 화폐개혁이 있은 이후 북한 주민들은 북조선 돈보다는 미국 달러나 중국 위안화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선중앙은행에 돈을 맡겼다가는 너무 찾기 힘들어 외화를 따로 몰래 보관한다고 탈북민들은 말합니다. 외화를 보관할 때도 미국 달러는 부피가 작기 때문에 더 선호한다고 하는데요. 특히 연로보장을 받은 노인들은 노후자금(은퇴자금)으로 쓸 외화를 벽이나 지붕과 같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깊숙히 보관한다고 합니다.

미국 같은 외국에서는 은행이 있기 때문에 개인들이 돈을 따로 건사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지금 같은 금융불안정 시기에는 사람들이 작은 은행들을 믿지 못해 돈을 큰 은행에 맡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얼마전 미국 서부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예금자들이 하루에 400억 달러가 넘는 돈을 뽑아가는 바람에 파산했습니다. 이 은행의 실적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퍼지자, 사람들이 저마다 돈을 뽑아 큰 은행으로 옮기면서 뱅크런 사태가 일어난 것입니다. 뱅크런이란 짧은 시간동안에 돈이 무더기로 인출되는 사태를 말합니다. 크리스토퍼 실러 애리조나 주립대 경영학 교수 등은 최근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의 뱅크런 원인이 트위터라고 하는 소셜미디어, 그러니까 인터넷 사회관계망의 문자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는 인터넷이 허용되지 않아 트위터와 같은 서비스가 없지만 대신 사람들의 입을 거쳐 소문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북한 당국이 외화 사용을 전면 차단하기 위해 집중 검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노동당과 검찰 보위부로 구성된 검열조가 달러나 위안화, 유로 등을 암거래하는 현상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며, “외화를 암거래하는 대상들에 대한 공개투쟁모임을 진행하고 노동단련대 등 법적처벌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외화 사용은 공식 허용되지 않았지만, 큰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물론 소규모 상인들까지 달러를 사용해 북한내에 '달러화' 현상이 보편화되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아무리 외화 통제를 해도 북한 지폐의 가치가 없는데다, 돈이 너무 낡아 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북한의 공식 외화 교환율은 1달러당 100원이지만, 시장에서는 1달러당 8천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북한당국이 아무리 단속 해도 주민들의 달러와 위안화 선호 현상은 없어지지 않을 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러면 세계적으로 미국 달러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기준으로 전세계 거래에서 차지하는 미국 달러의 비중은 58%로 나타났습니다. 달러는 1999년 이전까지 70%를 차지할만큼 강력했지만2008년 금융 위기 등으로 서서히 감소했습니다. 두번째로 많이 쓰는 화폐는 유로화인데 20%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위안화는 전세계 무역거래에서2.7%를 차지해 다섯번째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등 국가들과의 무역거래를 달러대신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세계 무역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움직임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위안화의 국제화는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 꾸준히 추구해 오는 목표이자 과제입니다. 하지만, 미국 달러 패권 약화를 걱정할 필요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국제경제 전문가 폴 크루그먼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한동안 달러 패권이 건재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습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최근 “중국과 러시아, 이란이 (달러의)대안을 찾으려는 열망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까닭으로 세계적인 통화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랫동안 달러가 국제 통화로 되어 오면서 기본적인 제도적 인프라를 깔고 신뢰를 쌓았기 때문에 달러 패권은 앞으로도 지속된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입니다.

다음은 국제 환율 및 주요 물가 시세입니다.

4월 27일 미국 외환시장(https://www.x-rates.com)에서 달러와 중국 위안화의 환율은 1대 6.92입니다. 달러대 유로화는 1대 0.9, 달러대 일본 엔화는 1대133엔입니다. 현재 달러대 한국 돈의 가치는 1대1,337원입니다.

다음은 금 시세입니다. 4월 27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순금 1트로이 온스(troy ounce)당 가격은, 즉 31.1그램은 1996달러입니다. 한편 4월 2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배럴(158.9리터)당 74달러, 중동산 두바이유는 83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1배럴당 77달러입니다.

기사작성: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