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근 북한의 장마당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시간입니다. 오늘은 "충성의 외화벌이 운동과 사금채취"편을 보내드립니다. 보도에 한영진 기잡니다.
북한의 4차, 5차 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자, 북한당국이 ‘충성의 외화벌이 운동’을 통해 외화난을 극복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에 나온 한 북한무역일꾼은 “국가의 금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자 ‘충성의 외화벌이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사금이 많이 나는 평안북도 운산군과 박천군의 강하천들에는 사금을 캐는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다”고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주민들에게 할당된 사금 계획은 지방마다 다르긴 하지만, 근로자 1인당 일년에 1그램씩 바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사금 1그램은 인민폐 300위안(미화 43달러)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얼마전 북한 무역상인들이 미국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국제 금시세에 관심을 보이면서 북한 내부에서 일부 가격 변동을 보였지만, 지금은 그램당 40달러 선에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 인구 2천 500만명 중 근로자 수백만명이 바치는 외화는 무시할 수 없어 보입니다. 사금은 강바닥이나 농경지 토사에 묻혀있는 작은 금 알갱이로, 온 가족이 하루 종일 나가 캐도 0.1그램을 잡아내기가 어렵습니다.
또 사금이 나지 않는 곳에 사는 주민들이나, 금을 캐지 못하는 상인들은 1그램 가치에 해당하는 현금을 바쳐야 한다는 게 소식통의 증언입니다.
북한의 5차 핵실험 대응조치로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결의 2321호를 발효함에 따라 북한은 석탄과 구리, 은, 아연, 니켈 등 희금속을 수출할 수 없게 되어 연간 약 8억달러의 외화손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현재 김정은 정권은 핵과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외화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지만, 유엔대북제재가 발동되고, 외화벌이 원천이 줄어들자 주민들을 ‘쥐어짜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 무역일꾼에 따르면 북한은 1990년대 중반까지 일년에 약 2톤 가량의 금을 생산했지만, 지금은 1톤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북한에서 금은 오로지 김씨 일가의 통치자금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금판매 정책도 시대에 따라 변했는데요, 1970년대 김일성 주석은 구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 운동의 승리를 확신하면서, “자본주의가 망하기 전에 빨리 금을 팔아 경제건설에 활용해야 한다”며 금생산과 판매를 적극 장려했습니다.
1990년대까지 북한은 자본주의 시장에 금괴를 팔아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였습니다. 한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금 매장량은 2천톤으로 추정되며, 그 가치는 현재 시가로 약 80억달러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의 주요 금광은 평안북도 운산광산과 대유동 광산, 평안남도 성흥광산, 함경북도 상농광산, 황해북도 홀동광산으로 꼽힙니다. 여기서 생산된 금은 평안북도 정주 제련소와 강원도 문천 제련소 등에서 가공되어 중국과 영국의 런던, 유럽의 금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또 김씨 일가와 고위층 간부들을 위한고급사치품목, 예를 들어 독일산 벤츠 등을 사들일 때에는 대북제재 감시를 피하기 위해 금괴로 결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가 망하고, 생존 위기를 느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아들 김정은에게 ‘금을 절대로 팔지 말라’는 유훈을 남겼다고 한국 정부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하지만, 2013년 경제 상황이 밑바닥에 이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금을 중국에 대량 매각했다고 한국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이렇듯, 북한 정권 차원의 금 판매와 별도로 북한의 밀매업자들은 중국 상인들에게 사금을 몰래 판매하고 있습니다. 북중 밀매업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중국인들이 순도가 높은 북한금을 선호하고 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대북 소식통 : 중국 사람들이 북한의 어느 고장 금이 좋은지 압니다. 황해도 홀동, 함경남도 사금생산지에서 나오는 것도 좋고, 품위가 북한산이 83%이상입니다. 중국 사람들도 몇십년전부터 하던 일이라 제품을 보고 바로 갈라냅니다.
이런 중국인들을 솎여 돈을 벌기 위해 북한에서는 1990년대 중반 ‘모조금’ 즉 가짜금이 대량 제조되어 돌았지만, 중국인들이 경각심을 높여 지금은 통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남한과 미국, 중국을 비롯한 외국에서는 개인들이 금을 사고 팔 때는 “품질 보증서”를 발급받는데, 거기에 순도와 거래 액수 등을 적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받고 있지만, 밀매가 이뤄지는 북한에서는 금 사기를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이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오늘은 “충성의 외화벌이 운동과 사금채취”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