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북한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북한 물가’ 시간에 정영입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의 시장 활동 그리고 대외 무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물가 정보와 주요 환율 시세를 전해드립니다.
청취자 여러분 은행파산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은행파산이란 은행 금고가 텅 비어 고객들에게 내줄 돈이 없을 때 문을 닫는 것을 말합니다. 북한 조선중앙은행에 돈을 맡겼다가 찾지 못하게 되는 상태와 비슷한데요. 외국의 은행은 파산하면 문을 닫는데, 조선중앙은행은 여전히 문을 여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자유시장 국가에서는 사람들이 은행에 돈을 맡겼다가 찾지 못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하지만, 요즘 미국의 손꼽히는 은행 파산 소식이 화제입니다. 바로 미국 서부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인데요. 은행 총 자산은 2,000억 달러로,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이었습니다. 이 은행이 18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는 발표가 나가자 사람들이 앞을 다퉈 맡긴 돈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은행에 직접 찾아가 뺐는데,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돈을 인출하는 바람에 하루에 500억 달러가 빠져나갔습니다. 고객들에게 줄 돈이 없게 되자,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실리콘 밸리은행을 전격 폐쇄시키고 은행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이 은행에 돈을 맡겼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 은행이 파산하게 되자, 미국 정부가 즉각 개입했습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각)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대국민 연설을 하면서 “은행에 예금했던 모든 고객들은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국가가 나서서 예금자들이 맡긴 돈을 돌려주겠다고 담보한 것입니다. 하지만, 은행 파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영을 바로 하지 못한 은행장이나 간부들이 다시는 은행업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만들 겠다고 한 것입니다.
이 은행에 이어 미국에서 14번째로 큰 은행이 또 파산위기에 몰렸습니다. 그렇게 되자, 이번에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를 비롯한 미국의 11개 대형 은행들이 300억 달러를 이 은행 계좌에 넣어주면서 파산을 막았습니다. 이를 두고 한 인터넷 평론가는 “큰형들이 동생을 살렸다”고 평가 했습니다. 대형은행들은 이 조치 후 낸 보도자료에서 "이번 조치는 미국의 가장 큰 은행들이 퍼스트리퍼블릭과 모든 규모의 은행에 대해 가지는 신뢰를 반영하며 은행들이 고객과 지역사회를 섬길 수 있게 지원하겠다는 전반적인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은행의 생명은 신뢰인데, 작은 은행들이 줄줄이 무너져 은행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는 것을 대형 은행그룹들이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됐습니다. 금융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비지니스입니다. 고객들은 얼굴도 모르는 은행직원에게 돈을 맡겼다가 필요할 때 찾아쓰기도 합니다. 게다가 은행이 지급하는 이자돈을 받게 됩니다.
북한 청취자 분들은 “내 피같은 돈을 맡겼다가 갑자기 은행이 파산하거나 은행업자가 돈을 가지고 달아나 어떻게 찾지?”하고 걱정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외국에는 “예금자보호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즉 은행 등 금융기관이 파산으로 예금을 지급할 수 없을 때 고객들에게 일정 한도를 보전해줄 수 있게 하는 법입니다. 미국의 경우, 1인당 예금보호 한도는 25만달러, 영국은 8만5000파운드, 일본은 1천만엔, 한국은 5천만원(5만달러)로 되어 있습니다. 은행들은 예금보험공사에 가입해야 하는데, 이는 은행이 망하더라도 예금자들이 돈을 찾을 수 있도록 보험에 들어놓은 것입니다.
이는 북한 조선중앙은행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2009년 11월 30일 오전 11시부터 기습적으로 화폐개혁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1월 30일부터 1주일 동안 구권 100원을 신권 1원으로 교환하도록 했고, 교환 한도는 구권 10만원으로 정했습니다. 모든 주민 가구에 새돈 1천원씩만 가질 수 있게 평준화 시키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돈을 모두 중앙은행에 저금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은행을 믿지 못하는 일부 주민들은 가지고 있던 돈을 강물에 던지거나, 불태웠다는 증언도 잇따랐습니다. 당시 은행에 돈을 맡겼던 주민들은 아직까지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화폐개혁 악몽을 떠올라 북한 주민들은 그때부터 돈이 좀 생기면 달러와 위안화 등 외화로 바꾸어 따로 건사한다고 합니다. 주민들이 조선중앙은행에 돈을 자발적으로 맡기는 일은 지금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탈북민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국제 환율 및 주요 물가 시세입니다.
3월 23일 미국 외환시장(https://www.x-rates.com)에서 달러와 중국 위안화의 환율은 1대 6.83입니다. 달러대 유로화는 1대 0.91, 달러대 일본 엔화는 1대131엔입니다. 현재 달러대 한국 돈의 가치는 1대1,283원입니다.
다음은 금 시세입니다. 3월 2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순금 1트로이 온스(troy ounce)당 가격은, 즉 31.1그램은1,949달러입니다. 한편 3월 2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배럴(158.9리터)당 71달러, 중동산 두바이유는 78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1배럴당 76달러입니다.
기사작성: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