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물가] ‘본산제’의 자리 바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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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북한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북한 물가’ 시간에 정영입니다. 오늘은 북한에서 ‘본산제’의 자리바뀜 현상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청취자 여러분은 ‘본산제’라는 말을 기억하십니까? 본산제는 북한 주민들 속에서 일본제품을 가리킬때 쓰던 말인데, 거기서 ‘일’자를 뺀 것은 일본을 적대시하는 북한 당국의 거부감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본산제’의 의미가 제품을 생산한 원산지를 뜻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즉 짝퉁이 아니라 진품이라는 뜻으로 예를 들면, ‘한국 본산제’, ‘미국 본산제’ 이런 식입니다.

어쨋든 1980년대 북한에서 ‘본산제’라 하면 눈이 돌아갈 정도였습니다. 1980년 10월 노동당 6차 대회 때 고위 간부들에게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보내주신 선물” 이라고 빨간 글자로 새겨 선물한 색테레비 ‘진달래’는 당시 북한에서 최고 인기였습니다. 나중에 그 텔레비전이 일본 Hitachi회사 제품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주민들 속에서는 일본에 대한 환상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진공관식 텔레비전밖에 없던 북한에서 색텔레비전은 환상적이었습니다.

자동차도 닛산, 도요타가 최고, 색텔레비전과 냉장고도 일본제가 최고였습니다. 일본 경제가 발전했다는 사실은 재일본 귀국자, 일명째포들을 통해 북한에 많이 알려졌습니다. 귀국자들은 일본 친척으로부터 자전거와 신발, 세이코 시계 등을 받아 사용했는데, 특히 기성복은 구김도 없고 질감이 좋았습니다.

이처럼 한때 세계를 주름잡던 일본 경제가 깊은 수렁에 빠졌습니다. 경기침체 원인은 출산율이 저하되어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든데다, 1990년대 자산시장 붕괴의 골이 깊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부 정책의 한계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경제가 높은 물가와 엔화 약세라는 복합적인 악재에 휘말리며 올해 0%대 성장률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대신 한국이 소득면에서 일본을 앞질렀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3만6천190달러로, 일본의 3만5793달러를 앞섰다고 밝혔습니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한국가가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 수입을 인구수로 나눈 값을 말하는데, 전체 나라 살림을 인구수로 나눈 것으로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많이 씁니다. 하지만, 일본 인구가 1억2천만명이 넘기 때문에 여전히 일본 경제 규모는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 세계적으로는 세번째로 큽니다.

최근에는 북한에서도 일본 제품보다는 한국제품이 더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북한 내부 주민들에 따르면 북한 장마당(시장)들에는 한때 잘 나가던 일본상품들이 자취를 감추고 대신 한국산이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고, 이를 ‘본산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일본 ‘본산제’가 아니라, 한국 ‘본산제’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 한국 문화와 상품을 배척하는 악법이 나온 이후 한국 상품에 대한 단속이 어느때없이 강화되었습니다. 시장에서는 한국산 제품을 찾는 수요는 늘어나지만, 북한 당국이 신분을 위장하고 수시로 단속하기 때문에 시장 상인들은 한국 상표나 포장지를 제거한 뒤 팔고 있습니다. 상인들은 한국 화장품이나 샴푸, 옷 등을 숨겨놓았다가 한국 상품을 찾는 고객들에게 조심스럽게 보여주는 식으로 팔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상품을 전문단속하는 북한 시장 검열 당국은 가격이 비싸거나, 제품의 모양이 특이한 상품들을 한국산으로 간주하고 압수하면서 북한 시장에서는 시장 상인들과 다툼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음은 국제 환율 및 주요 물가 시세입니다.

11월 27일 미국 외환시장(https://www.x-rates.com)에서 달러와 중국 위안화의 환율은 1대 7.24입니다. 달러대 유로화는 1대 0.946, 달러대 일본 엔화는 1대150엔입니다. 현재 달러대 한국 돈의 가치는 1대1,390원입니다. 다음은 금 시세입니다. 11월 27일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순금 1트로이 온스(troy ounce)당 가격은, 즉 31.1그램은 2,634달러입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금값은 잠시 주춤하고 있습니다. 한편 11월2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선물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배럴(158.9리터)당 68.7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1배럴당 72.2달러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