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 북한에선 연말연시를 아주 바쁘고 화려하게 보낸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눈에 띄는 건 올해도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어떤 이유가 있었을까요?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부터 지난 2019년까지 육성 신년사를 매년 거르지 않고 진행을 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은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과 보고로 신년사를 대체했고 2021년은 전원회의조차 거치지 않고 노동신문을 통해 전 주민 앞으로 친필 연하장을 공개했습니다. 올해도 전원회의 결과 보고와 또 초대형 방사포 증정식 연설로 사실상 신년 메시지를 대체한 셈이 되겠습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특히 상당히 이례적으로 한국을 적으로 규정했습니다. 북한에서 보통 한국을 지칭할 때 ‘대남’이라는 표현을 썼었는데 이번에는 의심할 바 없는 적이라는 아주 강경한 표현을 썼죠. 앞으로 대대적인 대남 도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 같습니다. 또한 전원회의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크게 두 가지였고요. 하나는 ‘전술핵 다량 생산’ 둘째는 ‘핵 능력의 선제 사용화’가 되겠습니다.
이예진 : 우선 한국 언론에서도 관심을 갖는 부분이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020년부터 4년 연속 신년사를 건너뛰고 전원회의 결과로 대신하고 있다는 건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김금혁: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내놓고 있는 의견은 대북 제재로 인한 북한의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부터 북한의 무역적자는 매우 큰 폭으로 커지고 있고 성장도 멈춘 상태입니다. 결국 이 신년사를 통해서 대놓고 내놓을 그런 성과가 없다는 것인데요. 특히 지난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북한의 경제 성장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과거 육성 연설로 신년사를 했던 시절과는 매우 다른 북한의 내부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만큼 실물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고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도발 밖에 없는 시점에서 전면에 나서서 뭔가 연설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부담스러운 상황이고요. 따라서 사람들 앞에 나서는 그런 연설보다는 어려운 민생 해결에 집중한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무래도 김정은 위원장에게 도움이 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예진 : 저희가 북한에서 왜 그동안 신년사가 없었을까 분석하는 동안, 좋아할 사람들은 북한 주민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년사가 나오면 이걸 전부 암기해야 했잖아요. 북한 주민들로서는 이유를 막론하고 좋아할 것 같은데 맞나요?
김금혁: 신년사뿐만이 아니라 전원회의 결과도 보고서가 나오거든요. 그러면 또 그 보고서도 외워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년사가 있든 없든 북한 주민이 느끼는 그런 어떤 불편함이나 번잡스러움은 똑같을 거라고 저는 보고 있고요. 신년사를 외우는 게 더 양이 많을까요, 아니면 전원회의 결과를 외우는 게 더 양이 많을까요? 이 차이에 따라서 조금 달라질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외워야 되는 것은 분명히 있고 아마 새해 시작해서 일주일 동안은 내내 그것들을 외워야 할 겁니다.
이예진 : 안타깝게도 북한주민들은 여전히 바쁘겠네요. 북한에선 새해 첫 날부터 전술핵 탑재가 가능하다는 초대형 방사포도 쏘아 올렸고요. 이번 전원회의에서 남한을 대적으로 명시함과 동시에 핵무기 선제 공격 가능성까지 직접 강조했습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우월한 전쟁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을 한 상황이고요. 지난 시간에도 저희가 남과 북의 팽팽한 긴장감이 우려된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이 정도면 정말 위험한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상황 어떻게 보십니까?
김금혁: 네 저도 상당히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현재 남북한은 아주 높은 수위의 말폭탄을 주고받는 형국인데요. 사실 이 사태는 작년부터 어느 정도 예견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여러 번 말씀드리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현재 군사적 도발과 긴장 상태를 고취하는 것 말고는 다른 외교적 출로가 딱히 없는 상황입니다. 대북 유엔 제재를 풀기 위해 미국과 뭐라도 해야 되는 상황이지만 미국은 아예 응답조차 안 하고 있고, 또 아시다시피 현재 미국의 주된 관심은 우크라이나나 혹은 대만에 있습니다. 결국 북한은 미국의 관심으로부터 상당히 멀어진 상태, 즉 방치된 상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여기에 한국에도 작년에 보수 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의 입지가 더욱 불리한 상황입니다. 결국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이 나서주길 기대했으나 중국은 자국 내 코로나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며, 대만 문제를 놓고 미국과 대치한 상황에서 북한 문제까지 전선을 넓히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거죠.
결국은 이 고립무원한 상황에서 북한의 유일한 탈출구는 끊임없는 군사적 도발과 관심을 끄는 행동들을 하는 것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수십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고 각종 수단을 동원해서 핵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 국민들 역시 이러한 북한의 도발에 피로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물러서서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보수 정부에서 그런 것들은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북한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매우 높아진 상태라는 점 주목해야 합니다. 윤석열 정부 탄생에 있어서 2030 남성들이 매우 큰 역할을 했었는데, 이들의 지지 없이는 정권 연장이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북한의 눈치를 보는 것은 결국 2030 남성들이 싫어하는 것이고 강경 대응 밖에 못하는 그런 처지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예진 : 올해도 강 대 강 상황이 이어질 거 같네요. 또 하나 남한에서 화제가 됐던 소식은 새해 첫 날, 김 위원장이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둘째 딸과 함께 미사일 기지를 둘러보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겁니다 . 전략적인 행보라는 분석도 있었죠?
김금혁: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김주애는 북한 최고 권력 후계자 순위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것 말고는 사실상 현재의 상황이 설명이 좀 불가능한데요. 해외 전문가들과 외신들도 김주애의 등장을 매우 의미심장하게 보고 있습니다. 결국은 전 세계의 관심도가 이를 증명하고 있고요. 북한도 김주애를 향한 대내외의 관심을 인정하고 그걸 받아들이면서 그 공개 행보를 더욱 늘려가고 있는 것입니다.
관심도를 증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지표가 있는데요. 인터넷 검색량이 일단 급증했습니다. 지난 11월 28일 구글 검색어 트렌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딸이 처음 북한의 관영 매체에 등장한 시점부터 노스 코리아, 즉 북한과 관련된 단어가 전 세계 검색어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 역시 ‘노스 코리아 김정은 딸’이라는 키워드가 차지했죠. 그만큼 김정은 그리고 김주애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폭발한 상황이고요. 북한도 매우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세간의 관심을 모으면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은 결국은 대내외에 자신의 후계자가 될 사람이 누구인지 똑똑히 보여주는 것이고요. 또 내부적으로는 김주애의 이런 공개 행보를 통해서 벌써부터 후계자 김주애의 업적 쌓기가 진행 중이라고 분석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공식적으로 후계자 반열에 오를 때 사실상 이러한 업적 쌓기가 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죠.
이예진 : 네. 이 부분은 앞으로 잘 지켜봐야겠네요. 지난해 30일 밤, 한반도 상공에 갑자기 나타난 번쩍이는 비행물체를 보고 많은 남한 시민들이 화들짝 놀랐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죠.
김금혁: 지난 30일이죠.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운전을 하다가 저도 직접 목격을 했었거든요. 마치 불기둥과 같았던 그 잔상을 보면서 ‘저게 뭐지’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고 불현듯 저도 혹시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나중에 공식적인 보도를 확인해보니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발사한 고체추진 우주발사체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정찰 위성을 포함한 다양한 우주 추진체 연구들을 진행 중인데요. 그런 실험 중에 하나였다고 합니다.
이예진 : 예고가 없었기 때문에 소동이라고 할 정도로 남한 시민들이 더 놀랬던 건데요. 인터넷 소통공간 SNS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었죠?
김금혁: 네 지금 공개되어 있는 여러 사진들을 봤을 때, 그 사진만 보고서는 여전히 이게 미사일인가 싶은 생각이 있거든요. 마치 영화에서나 보던 UFO, 외계 물체 같았거든요.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이날 이 잔상을 목격한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은 반응을 내놨습니다. 당연히 인터넷에서도 난리가 났었고요. 어떤 사람들은 ‘북한이 정말 미사일을 쏜 것 아닌가’ 라는 걱정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정말 UFO가 등장한 것이 아닌가’ 라는 그런 기대감을 갖고 글을 남기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경찰서나 소방서에도 해당 물체를 목격했다는 신고 전화가 매우 빗발쳤다고 하는데요. 약 1시간 동안 412건의 신고 전화가 접수되었다고 하니 그날 담당했던 분들은 정말 고생 많이 했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걸로 나와서 다행입니다만, 안보상의 이유로 미리 공개하지 못하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사람들을 놀래키는 밤이 아니라 낮에 발사하는 것이 어떨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예진 : 이번 일로 한국에서는 그 어떤 일이 일어나도 순식간에 전 국민이 그 정보를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신고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거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이예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