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지 이틀만인 14일,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또 동해상으로 발사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남한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졌던 소식이 있었는데요. 가방 하나에 몰렸던 관심,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지난 12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당 중앙군사위 제8기 5차 확대회의 관련 영상에 박수일 인민군 총참모장이 오른손에 검은색 가방을 들고 회의장에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영상에서 다른 간부들은 서류철만 들었었는데 박 총참모장은 혼자 사각형 검은색 가방을 들었던 것입니다. 통상 북한 간부들은 김 위원장 주재 회의에 참여할 때에는 서류철을 들고 들어가기 때문에 가방의 존재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날의 회의 내용도 주목할 만합니다. 북한은 김정은 주재 하에 열린 이번 당 군사위 회의에서 한미 연합연습 '프리덤 실드'(FS)을 앞두고 '전쟁 억제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행사하며 위력적으로,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대한 실천적 조치들이 토이 결정됐다'라고 밝혔습니다.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 무력 도발을 감행하고 있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핵가방'을 공개해 위협 수위를 높인 것이란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예진: 이제는 가방 하나에 어떤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최근 김정은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큰 것 같습니다. 일단 핵가방이라는 게 뭔지부터 간단하게 짚고 넘어갈까요?
김금혁: 핵가방이라고 하는 것은 냉전시기 미국에서 먼저 나온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핵을 보유한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핵무기의 발사 버튼이 담긴 가방을 뜻합니다. 소형의 검은색 가방인데요. 이 안에 모든 핵무기의 발사를 관리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고 합니다. 무게는 약 20kg 정도 되는 가방이며 대통령이 어딜 가든 늘 함께합니다. 즉 장소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핵무기를 관리할 능력이 있음을 과시하는 목적도 있고, 또 실제 사용 목적도 있다고 합니다. 늘 대통령과 함께 있기 때문에 보안이나 안전성 면에서도 최상위 등급이라고 할 수 있죠. 대통령을 경호하는 최고의 팀에서 이 가방을 관리하며 도난 방지를 위해서 경호팀의 손목과 이 가방을 수갑으로 채운 채로 이동할 때도 있습니다. 즉 대통령의 허락 없이는 어느 누구도 이 가방에 접근할 수도 없고 정권이 교체될 때에는 가장 먼저 핵 가방부터 전달합니다. 냉전시대 때 처음 만들어졌는데 처음에는 이게 실존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지만 곧 모습을 드러냈고 미국뿐만이 아니라 러시아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예진: 지금 언론에서 이 가방을 주목한 이유가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반발로 위협 수위를 높이기 위해 핵가방을 든 게 아니냐는 분석 때문인데요. 금혁 씨는 이 가방의 정체에 대해서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김금혁: 일단은 외형적인 모양은 핵가방처럼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 핵가방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보통의 핵가방의 경우 군 고위 관료가 갖고 들어오는 경우는 별로 없고 대통령의 최측근 경호팀이 지니고 다니거든요. 대통령 외에는 누구도 접근할 수 없게 만드는 구조인 거죠. 하지만 사진에서 보면 박수일 총참모장이 들고 입장을 한단 말입니다. 이 부분이 저는 조금 어색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당시 사진에서 박수일 총참모장 말고는 아무도 가방을 들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저게 결국은 핵가방이 아니냐는 의문이 언론을 통해서 제기된 것인데 정말 핵가방이 아니라 그 사람이 그냥 가지고 다니는 서류 가방일 가능성도 저는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요. 또한 핵가방은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핵무기에 대한 원격 조종 기능이 필수적인데 북한의 그런 기술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결국 어디까지나 보여주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현재 한미가 연합훈련을 하고 있고 북한도 맞대응할 카드를 고민하고 있는 시점에 공개가 되었다는 것은 결국은 자신들이 이런 핵 능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하고 언제든 핵무기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는 목적이 더 큰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예진: 남한 사람들은 '가방 안에 김정은 간식이 들어 있는 게 아니냐, 잘못해서 가방 떨어뜨리면 어떻게 되는 거냐' 등의 조롱하는 댓글부터 '이래서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견까지 다양합니다. 최근 북한에선 위협과 관심, 둘 다 잡기 위해 다양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게 잘 안 통한다는 느낌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김금혁: 옳은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북한은 고립무원한 상태에 놓여져 있다고 저는 평가를 하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만 하더라도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뉴스가 전 세계 메인을 장식했지만 이제는 다 지나간 과거 옛날이고 특히나 코로나 사태 이후 북한이 완전히 문을 걸어 잠그면서 다시금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그 사이 북한에서는 식량난도 터지고 또 경제적인 어려움도 가중되면서 어떻게든 다시 활로를 열어야 하는 다급함이 보이는데 현재의 상황이 매우 녹록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한국에서는 정권이 교체되어서 북한을 적대시하는 보수 정권이 들어섰죠. 또한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되고 북한을 곳곳에서 압박하려는 시도들이 다시 시작된 것입니다.
북한은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서 군사적 도발과 관심 끌기에 나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도들이 잘 먹혀 들고 있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북한의 도발로 인해 어느 정도 타협론도 생기고 또 북한을 달래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러한 행태가 지나치게 반복되다 보니까 요즘은 오히려 북핵을 압도하는 핵 능력을 우리가 가져야 한다는 여론이 매우 우세할 만큼 도발을 강하게 응징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사회도 북한을 도우려 하지 않는 추세입니다. 과거의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알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과거와는 다른 여러 방법의 다양화를 위해서 유튜브도 만들고 틱톡도 열심히 하면서 홍보를 하고 있고 자신들이 이렇게 변화되었다는 모습을 좀 알리고 있지만 본질은 결코 다르지 않는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죠.
이예진: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 장마당에서 신발 수선공의 하루 수입이 당 간부 월급보다 많다고 하는데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오늘의 두 번째 소식으로 알아봅니다.
김금혁: 지난 14일 자유아시아방송은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요즘 은산군 장마당에서 돈벌이를 잘하는 사람은 신발 수리공이라고 하면서 하루에 적어도 북한돈 1만 원, 즉 달러로 계산하면 1.2달러 정도가 되는데요. 1만 원 이상 벌어들인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공장 기업소 당 간부의 월급은 직급에 따라서 3천에서 5500원 정도로 전해집니다. 현재 북한의 일반 노동자 월급은 1800원에서 2500원 선으로 이 신발 수리공의 하루 수익이 당 간부 월급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해당 소식통은 '장마당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신발 수리소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면서 '갑피가 해진 구두나 신발 바닥에 구멍 난 운동화 등을 수리하는 사람들이 밀려들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코로나 봉쇄로 장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주민들은 낡은 옷은 그대로 입거나 집에서 바느질로 어떻게든 기워서 입을 수 있지만 꿰진 신발은 바닥 땜질 등 전문적인 신발 수리 도구를 갖추고 있는 수리소에 가야만 한다'고 강조를 했습니다.
이예진: 결국 코로나로 신발 수입도 몇 년간 안 되었고, 또 애초에 자체 생산이 어렵다 보니 생긴 근본적인 일인 것 같은데요. 신발이 소모품이다 보니 이렇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수선으로는 부족할 것 같은데요?
김금혁: 네. 그렇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책을 코로나 이전 시기로 되돌리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코로나 이전 시기에는 아무리 북한이 어려웠어도 기본 생필품은 어느 정도 자체 생산할 수 있었고 그것이 장마당을 통해서 유통이 되면서 부족하지만 일상생활은 할 수 있는 수준이었거든요. 또한 북중 국경을 통해 저렴한 중국산 생필품도 밀수입되면서 주민들의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도 나름 갖추어진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터지고 북한이 모든 무역 출로를 막아놨고 그것이 3년 넘게 이어지면서 이런 모든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제는 잘 알려진 것처럼 80% 가까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건 다시 말해 중국과의 무역이 막히면 모든 경제가 멈출 수도 있음을 뜻하는 거죠. 신의주 신발 공장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기존에는 100을 생산하던 곳에서 30 내지 40밖에 생산을 못하니 가격이 급등할 수밖에 없고 일반 주민들은 살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런 고통을 끝내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이 시급합니다. 그동안 고집했던 매우 기형적인 코로나 봉쇄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국제적 규범에 맞게 과학 방역, 선진 방역을 하는 것이 중요하죠. 중국과의 무역도 재개하고 개개인의 시장 활동의 자유도 보장해 주어 물류가 다시 유통되도록 하는 것이 매우 필요합니다. 지금 이렇게 미사일을 날리고 딸 자랑을 하면서 허송세월 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예진: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이예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