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일은 중국에서 뜻 깊은 날이었습니다. 바로 중국 건국 69주년이 되던 날입니다. 최근 로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관영언론을 보면 중국에 대한 보도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한 중국 지방도시에 대해 큰 기사가 나왔습니다. 또 김정은은 습근평(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친서를 보냈고 이 친서는 전례없이 따뜻한 말들이 담겨있습니다. 이처럼 최근 몇 개월 동안 중국 지도부와 중국 정책을 찬양하는 기사가 많습니다. 특히 습근평 주석에 대한 태도는 주목할 만합니다. 관영언론은 얼마 전에 습근평에게 존경어까지 썼습니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중국 지도자들을 이 만큼 찬양한 적이 없습니다.
관영언론들의 중국 관련 보도는 작년과 비교하면 사뭇 다릅니다. 올해초까지 중국 관련 보도가 많지도 않았고 가끔 간접적인 비판까지 나왔습니다. 중국에 대한 태도가 올해 초 갑자기 바뀐 이유는 알기 쉽습니다. 작년에 중국과 미국은 사실상 손을 잡고 북한에 전례없이 엄격한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군사력 사용까지 암시했고 중국은 매우 엄격한 대북제재를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북한 지도자들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여러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미-중 공동 전선을 파괴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북한외교관들은 이 어려운 과제를 잘 해결했습니다. 당연히 미국측의 행동도 어느정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갈수록 누적되는 적자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대상으로 한 관세전쟁 즉 무역전쟁을 선언했습니다. 양측의 관계가 많이 나빠졌습니다. 결국 미-중 공동 전선이 유명무실화 되었습니다. 말로는 대북제재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하지만 중국측은 제재를 사실상 무시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북한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참 좋은 소식입니다. 지금 북한은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려 노력하고, 중국의 힘으로 미국 압박을 가로막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북한에게 이것은 매우 합리주의적 외교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책은 문제가 없지 않습니다. 북-중 양측은 신뢰가 별로 없습니다. 양측 모두 민족주의와 국가주의 경향이 심한 나라들입니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강대국의 영향을 큰 위협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지도자들은 백성들의 생활이 나빠져도 강대국의 영향을 무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패권국가가 될 꿈을 꾸고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동아시아는 중국의 역사적인 앞마당입니다.
그 때문에 중국은 북한측이 대안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번에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이용하려 노력할 것 같습니다. 이것은 중국에 대한 비판이 아닙니다. 주권국가이면 당연히 자신의 영향력과 국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모든 기회를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중국을 이용하기 위해서 치뤄야 할 대가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중국은 북한에 이런저런 양보를 요구할 수도 있고 특히 석탄이나 철광석 등 지하자원 개발권을 얻으려 노력할 수 있습니다.
북한 선전일꾼들의 주장과 무관하게, 북한 외교관들은 중국에 대해서 착각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동북아 상황을 감안하면 북한은 어느정도 양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북한 외교관들은 양보를 줄이려 노력하겠지만 그들이 성공할지는 나중에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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