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제2의 ‘고난의 행군’ 가능성?

0:00 / 0:00

약 30년 전, 북한은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대기근에 빠져들었습니다. 이 기근으로는 최소 50만 명, 최대 100만 명의 북한 사람들이 굶어 죽었습니다. 1950년대 말 중국에서 모택동의 모험주의적인 대약진 정책으로 2천만 명이 아사한 이후, 동아시아는 이러한 재앙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같은 위기가 다시 생길 수 있을까요? 특히 최근 북한 낙후 지역의 식량 상황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다시 이러한 재앙이 생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1990년대 말 이후 북한도, 세계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북한의 변화는 무엇일까요? 북한 당국자들은 기근을 통해 국내 위기가 발발할 때 이 사실을 숨기지 않고 국제 단체에 즉각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1990년대에는 수십 년 동안 외국 사람 앞에 자신의 나라를 지상낙원으로 묘사해 왔던 북한 외교관 또 북한 간부는 북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외국 사람들에게 국내 문제를 알린다는 것이 배신행위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옛날 이야기입니다. 북한 지도부는 국제단체에서 식량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간부들이나 외교관들에게 북한 내부의 재난 상황을 알려야 한다는 지시를 보냈습니다. 따라서 긴급한 상황이라면 북한은 해외에서 원조를 신청할 것이고 원조는 기근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변화는 북한 간부들의 유연성입니다. 1990년대 말 간부들은 장마당을 단속했고 농민들이 산에서 농사를 짓지 못 하게 했습니다. 간부들은 이것을 비사회주의 활동으로 보고 열심히 단속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지금 북한의 상식은 위기의 시기에는 장사와 같은 개인 경제 활동 또 개인 농사를 허용할 겁니다.

중국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북한에 대해 불만이 컸던 중국은 지금, 북한을 전략 가치가 높은 완충 지대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반도 북반부에서 위기를 원치 않습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제일 바람직한 한반도의 모습은 안정되고 분단된 남북한입니다. 지금도 중국은 대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 지원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 북한의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지 못 할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 지원의 목적은 북한이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북한 국내에서 상황이 많이 어려워지기 시작한다면 중국은 대북 지원을 늘릴 것입니다. 기근이 북한 국내에서 혼란이나 반체제 혁명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입장에서 이것은 악몽입니다. 중국은 북한 체제 붕괴를 두려워하며 특히 이 붕괴로 생길 수 있는 남북통일을 재앙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북한에서 사람들이 많이 죽는 기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는 기근이 무엇인지 잊어버린 지 수십 년이 됐습니다. 굶어 죽지 않아야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장을 이루는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이 부분에서 북한의 전망은 좋지 않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