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은 왜 남한 선거에 침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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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대선이 끝난 지 일주일 되었습니다. 통치권은 사실상 윤석열 당선인과 보수파에게 넘어갔습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당연히 나쁜 소식입니다. 북한이 윤석열 행정부와 협력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진보 행정부는 북한에게 훨씬 더 협력하기 쉬운 상대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대선을 돌이켜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몇 가지 있습니다. 북한은 남한 선거에서 보수파의 당선을 막기 위해 거의 노력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진보파를 약간 방해하는 행동까지 했습니다. 평양은 왜 이렇게 행동했을까요?

이번 보수파 윤석열 당선인은 진보파 이재명 후보보다 0.7% 많은 표를 받아서 당선됐습니다. 이것은 남한 대선 역사상 가장 작은 표 차이였습니다. 만약에 북한이 이런저런 방법으로 진보파의 성공을 도와주려 했다면 어땠을까요? 물론 이미 여러 번 말씀드린 바와 같이 남한 여론 절대다수는 북한에 대해 별 관심이 없습니다. 북한의 행동으로 영향을 받을 남한 여론은 아마 3% 정도라는 의견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보수파와 진보파가 얻은 표의 차이가 너무 작았기 때문에 북한이 어떤 행동을 했다면, 이 행동은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양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정권은 어떤 방법으로 남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었을까요? 제일 먼저, 북한은 다시 한번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할 수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남한 여론 다수는 남북정상회담을 놀라울 정도로 환영했습니다. 특히 문재인 행정부와 그를 지지하는 언론은 정상회담을 매우 예쁘게 포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만약 작년 말이나 올해 초, 남북한 지도자들이 정상회담을 했더라면 진보파에 대한 지지율이 몇 퍼센트 정도 높아지고 이것은 대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수 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문재인 행정부는 정상회담에 대한 희망이 컸고 최소한 2020년 여름 이후 계속 정상회담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청와대는 1월 하순에도 비밀접촉이 있음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남한 측의 제안을 무시했습니다.

두 번째 방법도 있습니다. 북한이 선거 때까지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다면 진보파에게 조금 도움이 됐을 것입니다. 북한은 올해 1-2월에 전례없이 많은 단거리,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는데요. 물론 이것 자체는 남한 대선을 겨냥한 것이 아닙니다. 또한 남한 여론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체로 무관심합니다. 그래도 이 행동은 남북 평화를 강조하는 진보파에게 작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북한 정권은 선거에서 진보파를 도와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약간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을까요? 지금 우리가 정확한 이유를 알 수는 없습니다. 가설적으로 말하면 아마도 북한은 남한 측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위반할 수 없기 때문에 남한에서 외화나 물자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따라서 남한에서 진보 정권이 계속되어도 별 쓸모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선거 기간, 평양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꽤 놀라운 일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수십 년간 북한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남한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ndrei Lankov, 에디터:오중석,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