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람들이 남한사회를 볼 때 매우 놀랍게 생각하는 것은 남한의 정치 자유입니다. 북한 사람들은 김일성, 오늘날 김정은, 나중에는 김정은의 딸이나 아들을 극찬하고 그의 지혜를 존경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북한선전일꾼들이 전하는 통치자의 이야기는 종교인들이 하나님을 이야기하는 방식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북한에서 통치자를 비판하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데요.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그저 자살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매우 고통스러운 죽음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사뭇 다릅니다. 남한 대통령은 야당에서 심한 공격을 매일같이 받고 있는데요. 야당은 대통령이 국가를 배신하고 반국가행위를 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보수파 정당이든 진보파 정당이든 야당이 되면 별 차이가 없습니다. 서울 거리에서 야당들이 대규모 시위를 하기도 했는데요. 다시 한번, 이런 시위에서도 보수파 야당이든 진보파 야당이든 별 차이가 없습니다.
보다 더 흥미로운 특징도 있는데요. 한국에서 가끔 북한 보위부나 정찰국에서 돈을 받고, 그들이 시키는 대로 활동한 사람들이 체포됩니다. 돈 때문에 이러한 행위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주로 사상 떄문입니다. 그들이 체포된 이후엔 어떻게 될까요? 북한에서 남한 간첩으로 체포된다면 거의 확실히 처형입니다. 운이 좋아서 처형을 피한다고 해도 고문실과 별 다를 바 없는 수용소에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것입니다.
물론 북한에서 간첩으로 체포된 사람 가운에서, 진짜 남한과 관계가 있는 사람이 10명 중 1명이라도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대부분은 보위원들에 의해 만들어진 가짜 간첩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한에서 어떨까요? 수십 년 전에 남한에서도 가짜 간첩이 있었다는 주장이 종종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진보파에서도 이러한 주장이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북한 사람들에게 매우 이상하게 생각할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간첩으로 체포된 사람도 재판으로 정해진 형기를 마친 뒤에는 석방되고, 심지어 정치활동도 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례는 이석기 사건입니다. 그는 극좌익 정당의 고급 간부로 활동했고, 국회의원을 지냈고, 남한 국가기밀을 북한으로 보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제2차 남침을 할 경우에 대비해, 집단으로 수백 명이 모여서 군사 연습까지 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이 생각할 때 이석기는 어떤 처벌을 받아야 할까요? 북한에서 이러한 일이 있었다면 삼족이 아니라 7족이 멸족됐을 겁니다.
하지만 남한에서는 법에 따라 이석기는 고작 징역 9년을 선고받았고, 8년 만에 석방됐습니다. 감옥에서 이석기는 신문사와 인터뷰까지 했습니다.
이것이 특별한 경우는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여러분이 잘 아는 림수경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림수경은 1989년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석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입북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을 찬양했습니다. 그녀는 당시 남한 사회에서 비난도 받고, 불법 입북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3년 반 만에 석방됐습니다. 그 후에도 정치활동을 했고 나중에 국회의원까지 됐습니다.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이 매우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것은 남한 사회의 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민들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고급 간부들이 큰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사회는 자신의 문제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고 또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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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I LANKOV,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