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아침, 북한은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화성-18호로 알려진 이 미사일은 이전에 발사되었던 미사일들과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고체연료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기술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고체연료나 액체연료는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고체연료 미사일. 액체연료 미사일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발사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이 화성-18호 미사일을 대량 생산, 배치한다면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에 갑작스러운 공격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북한 지도자들과 기술자들은 분명 화성-18호 개발을 자랑스러워할 것입니다. 문제는 국제 상황입니다. 국가 간 갈등이 심각한 현 국제사회에서, 어느 일방의 성공은 경쟁자들의 반응을 불러옵니다. 화성-18호 때문에 북한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대한 우려는 남한에서도, 미국에서도 커졌습니다. 이미 화성-18호에 대한 대응조치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가능한 대응조치가 몇 가지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1990년대 초, 한반도에서 철수한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다시 배치하자는 주장을 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갈수록 남한 정치권에서 강하게 나오는 대응 방안은 바로 남한의 독자 핵보유입니다. 바꾸어 말해서 심각해지는 북한 핵 위협에 직면한 남한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미국 핵우산을 믿는 것보다, 자신의 힘으로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극소수 전문가들의 주장이었던 남한의 독자 핵 개발은 최근 널리 확산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강 대 강 식 반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더욱 강화시킨 것은 화성-18호 발사뿐 아니라, 북한에서 자주 얘기하는 전술 핵무기도 큰 몫을 합니다. 북한 측은 전술핵으로 남한군을 공격하겠다는 직접적인 위협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아마 북한 지도자들은 이러한 발언을 통해서 남한에서 북한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감을 키우겠다는 희망이 있었겠지만 역효과가 날 뿐입니다.
남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1970년대부터 원자력 발전소도 있고, 필요한 시설이 다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남한이 마음만 먹는다면 1년 이내에 핵실험을 하고, 핵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봅니다. 오늘날 남한은 핵무기가 없어도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은 충분히 있습니다.
현 단계에서 남한이 핵을 개발할 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 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특히 전술핵을 개발하는 데 남한 측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는 건 매우 순진한 태도입니다.
이것은 국제무대에서 오래전부터 볼 수 있는 군비 경쟁의 좋은 예입니다. 한쪽이 새로운 무기를 만든다면, 다른 쪽은 즉각적으로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서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벗어나기 어려운 악순환입니다. 결국 새로운 무기는 안전을 보장하는 것보다, 새로운 위협을 초래하는 셈입니다.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양측은 서로에게 적대적이고 서로를 믿지 않아, 일방적으로 무기 개발을 그만둘 수 없습니다. 무기 개발을 멈추는 것이 자살과 다름없는 행동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거의 유일한 방법은 서로 대화를 시작하고, 협상을 통해 군비경쟁을 관리하거나 중지하는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오늘날 한반도 상황을 보면, 이러한 타협에 대해서 남북 양측 모두 별 관심이 없습니다. 여전히 보다 힘센 무기를 개발하고, 개발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NDREI LANKOV,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