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김정은은 경제개혁을 더욱 열심히 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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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 이후 몇 년 동안 북한에서 나오는 경제관련 소식들은 대부분 김정은 정권이 경제개혁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 까지는 그랬습니다.

북한 지도부는 인정하지 않지만, 사실 그들은 1980년대 초 중국 등소평시대 시장화 정책을 많이 공부했고 그대로 베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벌써 아시겠지만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은 시장경제뿐입니다. 당연히 북한에서도 시장화 경제개혁은 좋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2012년 이후 몇 년 동안 인민들의 생활이 좋아졌습니다. 평양뿐 아니라 시골까지 그랬습니다. 먹는 것과 입는 것 모두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에서 나오는 소식들은 사뭇 바뀌었습니다. 좋지 않은 신호들이 많습니다. 시장에서 상품이 잘 팔리지 않고, 생활수준도 지난 2~3년 동안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북한 관영언론은 늘 그랬듯, 적대세력의 압박과 대북제재 때문에 이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합니다. 이건 완전한 거짓말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북제재가 유일한 이유는 아닙니다.

2017년 가을부터 북한은 전례없이 강력한 유엔안보리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이 제재는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남한도 찬성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지금까지 무역 그리고 외국과 경제협력을 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부 압박에 대한 북한 경제 책임자들의 반응이 더 큰 문제입니다. 최근 소식을 들으면 북한 고급 경제일꾼들은 시대착오적인 소련식 계획경제로 돌아가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최근 북한 관영언론에서 자력갱생 이야기가 아주 많아졌습니다. 2016년 이후 새로운 개혁조치, 즉 경제관리개선조치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북한에서 경제개혁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온 박봉주 내각총리는 4월 초 자강도 책임비서 출신 김재룡으로 교체되었습니다. 김재룡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지만 아마도 군수공업 공장이 많은 자강도 출신이니까 시장경제보다는 시대착오적인 자력갱생을 따르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북한 시장에서 개인 장사에 대한 단속이 가끔 생기기 시작했다는 보도도, 요즘 많아졌습니다. 최근에 서비차에 대한 통제가 많이 엄격해졌고 돈주들에 대한 단속도 생겼다고 합니다. 북한 지도부가 외부 압박과 국내 경제위기에 이렇게 반응하는 것은 갑작스러운 일은 아닙니다만 이건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특별히 북한을 움직이는 간부 계층에게 아주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오랫동안 권력을 유지하고 잘 살기 위한 필요조건은 경제발전과 경제성장입니다. 간부들이 나라를 발전시키고 인민들의 생활을 좋게 만들지 않는다면 그들도 장기적으로는 자리를 지키지 못할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갑자기 북한에서 정치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은 인민들이 잘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1990년대 초 베트남은 소련 붕괴 직후 사실상 무역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시 베트남은 중국과 사이가 너무 나빠서 중국과의 무역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베트남지도부는 자력갱생이나 시대착오적인 중앙계획경제 운운하는 대신에, 베트남식 개혁 즉 도이모이정책을 더욱 가속화했습니다. 결국 베트남은 옛날에 싸웠던 미국과 화해했을 뿐 아니라 인민들의 생활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당연히 베트남지도부도 고급 간부들도 아주 잘 살며 권력을 지키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