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도 세계 언론은 김정은 위원장의 와병설에 대해 열심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 최고지도자의 활동에 대한 보도사진이 거의 없는 것을 보면, 소문이 여전한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객관적으로 말해 김정은 상태에 문제가 생긴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김정은이 유고상태라는 주장도 있는데,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은 건강에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설입니다.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지금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거나 오랫동안 일하기 힘든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는 앞으로 몇 주, 몇 달, 극한 경우 몇 해 동안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지도자가 병에 걸려 직무를 제대로 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한 규칙이 있습니다. 봉건주의 국가에선 부인이나 어머니, 형제들, 예외적인 경우 몇몇 대신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생겼습니다. 위원회는 몸이 약한 지도자를 대신해 비상통치를 수행했습니다. 민주국가에도 비슷한 체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엔 부통령이 있습니다. 부통령은 평시에 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의 존재이유는 대통령이 죽거나 많이 아플 때 그를 대체하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예비 대통령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는 이러한 체제가 없습니다. 물론 김정은이 정말 유고상태라면 그의 후계자가 빠르게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고상태가 아니라도 김정은이 제대로 직무를 수행하기 힘든 상태가 지속된다면 어떨까요?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상황이 최고지도자의 급사보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와병 상태에서 누구도 권력을 잡을 마음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권력을 얻으려는 시도는 아직 살아있는 최고지도자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가를 통치하기 위해선 최고지도자가 매일 내려야 하는 크고 작은 결정이 많습니다. 특히 북한과 같이 수뇌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나라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흥미롭게도 우리는 사회주의진영 국가에서 이런 경우를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전례도 찾기 힘듭니다. 1970년데 소련 브레즈네프도, 중국 모택동도 몸이 아팠는데 이들 국가에서 일종의 집단지도부가 등장했거나 많이 강화되었습니다.
집단지도부는 고급간부들과 장성들로 구성되었는데요. 최고지도자가 아플 때 새로운 정책에 대해서 결정을 많이 내리지도 못했고 숙청이나 강등도 거의 없었습니다. 측근들은 최고지도자가 건강을 회복한 다음에야, 집단지도부가 내린 결정에 화를 낼 수도 있었습니다. 집단지도부가 감히 조직문제를 결정한다면 심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집단지도부는 한계가 많습니다. 그러나 집단지도부가 실시하는 통치는 혼란보다는 훨씬 좋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국가에서 통치 활동이 없다면 인민들에게도, 국제사회에도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김정은이 짧은 기간에 회복할 희망이 없다면 김정은의 측근들과 고급 간부들이 매일매일의 나라일을 관리하는 집단지도부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됩니다.
뿐만 아니라 북조선이 김정은의 건강상태에 대해서 계속 침묵을 지키기도 어렵습니다. 한두 달 이내에 공개활동이 없는 경우, 그리고 세계 언론을 믿게 할 만한 설명이 없다면, 북한 내부에서도 최고지도자에 대한 소문이 많이 퍼질 것입니다. 그래서 상황이 정말로 어렵다면 일종의 집단지도부를 준비할 필요도 있으며 또 어느정도 믿을 만한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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