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남한 어린이들의 삶이 락원이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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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남한에서 어린이날입니다. 쉽게 말하면 어린이 명절인데요. 지금 남한 어린이들은 부모가 주는 선물을 받고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이 볼 때, 남한 어린이들의 생활은 어떻게 보일까요? 북한 선전일꾼들이 수십 년째 계속 강조하는 것은 어린이는 나라의 왕이라는 구호입니다. 선전 자료들은 어린이들의 좋은 생활을 보여주려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한에는 이러한 구호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남북한 아동들의 실제 생활은 어떻게 다를까요?

첫번째 특징은 조직생활의 유무입니다. 북한 아동들은 소년단에 가입하고 조직생활을 해야 하고, 집단체조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 남한에는 이러한 단체가 아예 없습니다. 물론 조직생활도 집단체조도 없습니다. 북한에서 노동동원으로 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남한에서 아동들이 노동동원으로 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또 북한에서는 꼬마계획이라는 것이 있어서 어린이들은 파철, 파지를 많이 수집해야 합니다. 물론 남한에서는 꼬마계획도 없고, 어린이들은 토끼를 키울 의무도 없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북한 선전 일꾼들은 북한의 무상교육을 아주 열심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난의행군 이후 북한에서 진짜 무상교육이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학부모들은 거의 의무적으로 학교에 돈을 바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남한에서는 이러한 일이 있을 수조차 없습니다. 남한은 무상교육을 합니다. 흥미롭게도 남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공짜로 점심까지 받고 있습니다. 이 점심은 북한에서 간부집이 먹는 수준입니다. 밥은 모두 흰 쌀밥이고, 고기도 생선도 매일 많이 나옵니다. 우유도 공짜로 줍니다. 그러나 남한 어린이와 학생들 대다수는 이것을 먹을 때 약간 불만이 있고, 맛이 없다는 불평을 많이 합니다. 어린이와 학생들 대부분은 식사를 끝까지 먹지 않고 남은 것들을 버리기도 합니다.

노동동원으로 겨울 전투에 참가하지도 않고, 토끼를 키우지도 않고, 파철을 바치지도 않고, 소년단에서 조직생활도 하지 않는 남한 어린이들은 시간이 참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은 남한 어린이들의 생활을 락원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세상에 락원은 없습니다.

남한 어린이와 학생들이 시간이 없는 기본 이유는 그들이 열심히 배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들 학원이나 과외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남한 어린이들은 평균 2개의 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보통 하나는 수학 학원이고, 다른 하나는 영어나 태권도입니다. 여학생들은 피아노나 미술도 배웁니다.

이미 말한 것처럼 학교는 무상이지만, 학원들은 무상이 아닙니다. 남한 사람들의 평균 월급, 즉 한 달 생활비는 2500달러입니다. 그런데 학원비는 300달러입니다.

남한 어린이들은 왜 열심히 배울까요? 간단하게 말하면 개인의 발전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은 나중에 좋은 대학에 입학하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평생 동안 발전이 매우 어렵습니다. 물론 남한사회에서는 출신성분이라는 것도 없고, 대학 입시 때 비리도 없습니다.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이 이 주장을 믿을 지 모르지만, 이것은 사실입니다. 입학을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성적 뿐입니다.

따라서 남한 학생들의 수준은 매우 높습니다. 수십 년째 세계 학생들의 학력을 비교하는 조사를 하고 있는 국제 기관들에 따르면, 남한 학생들의 수준은 세계 6, 7등입니다.

지금 남한에서 고등학생 중 4분의 3이 대학에 입학합니다. 그러나 좋은 대학이 아니라면 개인의 발전이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남한 학생들은 지금도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ndrei Lakov,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