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중국식 농업개혁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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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북한은 분조관리제와 포전담당제를 실시하기 시작함으로서 농업개혁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북한에서 개혁이라는 단어는 욕이기 때문에 북한 관영언론은 개혁이라는 단어를 쓸 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내용을 보면 1970년대말 중국의 개혁과 매우 비슷합니다.

1980년대초 중국과 오늘날의 북한을 보면, 농업정책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은 처음부터 농가를 중심으로 하는 농업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포전담당제를 실시하기 시작할 때도 기본단위는 농민가족보다 분조와 같은 소규모 단체라고 주장합니다.

북한이 농민을 중심으로 하는 농업을 기피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북한 정부는 국가에서 모든 것을 직접적으로 통제해야만 권력과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집권계층은 계속 특권과 권력을 지키고 싶어합니다.

사실 저는 그들을 공격할 생각이 없습니다. 세계 어디든지 집권계층은 좋은 집에서 살면서 좋은 차를 타고 그들의 아들딸도 좋은 생활을 할 희망이 많습니다. 북한도 당연합니다.

문제는 농업을 생각하면 북한 집권계층의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는 별 근거가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세계 역사가 잘 보여주듯이 농업에서 중국처럼 농가담당제를 실시한다고 해도 정치혼란이나 반체제 혁명을 초래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세계 역사를 보면 혁명이 시골에서 발생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대표적인 농민 혁명으로 생각되는 중국의 농민혁명도 1927-1949년까지 사실상 도시에서 행해졌습니다. 혁명운동에 불을 붙인 사람들이 도시의 젊은 지식인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농민들 대부분은 정치에 대해서 관심이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집권세력 즉 지금 바로 나라를 통치하는 정권을 지지하는 경향이 매우 심합니다. 체제에 대해 불만이 많은 노동자나 지식인들과 달리 농민들은 보통 변화를 거의 원하지 않습니다. 농민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안전한 상황에서 농사를 짓고 자유롭게 팔거나 먹을 수 있는 식량을 가능한 한 많이 생산하고 조용하게 사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세계 어디에서나 지난 수백 년 동안 권위주의정권은 농민들을 자신의 권력기반으로 보았습니다.

민주국가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농민들은 보수파 공화당을 열심히 지지하고 정치 안정을 매우 중요한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중국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도시에서 가끔 노동자 파업이나 지식인 데모가 있는데, 농촌에서 이러한 사건이 거의 없습니다.

농민들이 반체제 반란을 시작할 수 있는 조건은 외부에서 영향을 받을 때 뿐입니다. 중국혁명을 비롯한 사건들은 농민들이 도시에서 온 지식인들이나 노동자들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상황을 감안하면, 농촌에서 반정부 선동이 생길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중국을 비롯하여 농업개혁을 잘 한 나라에서 농민들의 불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잘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땅에서 마음대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민들은 생산성이 대폭 높아졌습니다. 북한 선전 일꾼들은 보다 강화된 농업개혁이 생기고 좋은 성과가 생길 때, 이것은 바로 자력갱생 원칙으로 선전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중국식 농가 중심 농업개혁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걱정과 달리 정치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며, 만성적인 식량난을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제의 기반을 더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