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950년대 말부터 자력갱생 원칙을 많이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자력갱생이라는 구호는 경제건설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어떤 나라든 무역과 국제경제 협력을 하지 않는다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북한은 자력갱생이란 구호를 아직 공식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결정권자들은 여전히 자력갱생을 운운하고 있지만, 사실상 자력갱생보다는 국제교류와 무역에 대해서 많은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체로 이것은 올바른 생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중국을 비롯하여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동아시아 나라 대부분은 무역과 해외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발전 전략을 시행해 왔습니다. 반대로 국내에서 생산된 시설과 기술만 쓴다면 필요한 이익을 얻기도 어렵고 경제발전도 쉽지 않습니다. 중국 경제에서 기적의 발생지는 외국인들과 외국 회사들이 자유롭게 생산활동과 상업활동을 할 수 있는 경제특구였습니다.
북한도 몇 년 전 김정은 시대가 시작했을 때부터 20개 이상의 경제특구 설치를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해외투자가 거의 없습니다. 한편으로 중국은 1980년대 같은 기간 동안 수만 개의 외국 회사들을 유치했습니다. 북한은 사실상 실패했는데, 왜 그럴까요? 당연히 기본 이유 중에 하나는, 북한의 국제 정치 상황입니다. 북한 정부가 핵을 개발하기로 결정한 순간에, 해외투자 유치는 매우 어렵게 되었습니다. 세계에 알려진 북한이라는 나라는 이상하고 위험한 장소입니다. 이러한 지식은 과장도 있고 왜곡도 있지만, 기본이유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국 그리고 남조선을 비롯한 이웃 국가들에 대한 위협과 협박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북한 간부들의 생각과 달리, 국제환경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북한에 대한 반감이 해외투자를 가로막는 유일한 이유가 아닙니다. 심지어 제일 중요한 이유도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수많은 경우 외국 사업가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투자를 하고 있어서, 정치 문제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북한에서 돈을 벌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이유는 매우 다양합니다. 기본 인프라가 거의 없는 것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북한 당국은 해외에서 온 투자를 어떻게 관리할 지 아직 모릅니다. 북한은 성공한 외국 투자자들의 재산을 몰수한 적도 있고 외국 투자자들이 북한에서 번 돈을 해외로 송금하지 못하도록 한 적도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큰 문제입니다. 냉전시대 소련과 중국은 정치적 이유에서 무역으로 위장한 대북 지원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북한이 유치하려 노력하는 외국인 자본가들은 정치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돈 벌기가 그들의 유일한 목적입니다.
한두 명 외국 자본가들의 실망이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해외 사업가들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전에 투자했던 외국 투자자들이 어느정도 성공했는지 전례를 잘 조사합니다. 투자자들의 필요에 맞게 해당국가의 투자환경, 역사까지 소개하는 연구소까지 있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 당국이 이러한 일을 한두 번이라도 더 한다면 앞으로 수십년 동안은 경제발전의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진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외국 투자자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투자자들에게 좋은 조건을 제공하고 약속을 잘 지켜야 합니다. 성공한 외국투자가의 재산몰수를 하는 대신에 성공사례를 세계에 잘 알려줘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해외투자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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