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이 거짓 통계를 만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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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북한 관영 언론을 보면, 북한에서 열병이 많이 퍼지고 있습니다. 물론 관영 언론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누구든지 이 열병이 바로 신형 코로나비루스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북한의 통계를 보면 한 가지 모순이 있습니다. 매일 수많은 유열자가 발생한다고 하고 있지만, 열병 때문에 죽은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24일 기준으로 누적 유열자는 거의 3백만 명인데요. 사망자는 백명도 되지 않습니다. 당연히 이것은 믿기 어려운 주장입니다.

지금 유행하는 오미크론 코로나비루스는, 지난해에 유행하던 코로나비루스보다 많이 약해졌습니다. 그래도 세계 어디에나 오미크론 비루스의 사망률은 0.1%에서 0.2% 수준입니다. 바꿔 말해서 오미크론 환자 1천 명 중에 1~2명이 죽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지금 북한의 사망자는 수십 명이 아니라 수천 명이어야 합니다. 특히 북한의 병원과 보건 상황이 매우 열악한 것을 고려하면 사망자는 1만 명이 넘을 수도 있습니다.

북한 선전일꾼들은 오래전부터 세계 수준 보건체제, 무상의료제를 큰 소리로 주장하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말하면 북한의 보건 상황은 열악합니다. 만약 인민들이 남한 일반 주민들이 가는 병원을 볼 수 있다면, 심한 충격을 받을 겁니다. 남한의 보통 병원이 북한에서 김씨 일가만 갈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최고의 병원인 봉화진료소, 남산진료소의 수준도 남한의 시골 병원을 능가하지 못합니다.

또 하나 전해드리고 싶은 얘기는 수십 년째 반복되는 선전일꾼들의 주장과는 달리, 남한은 오래전부터 사실상 무상 치료 제도라는 것입니다.

의사를 찾아가서 내야 하는 돈은 3~4달러입니다. 노인들은 1달러만 내면 되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그냥 공짜입니다. 청취자 여러분은 3~4달러가 큰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남한의 한 달, 평균 노임이 2,500달러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남한 병원 수준을 잘 보여주는 것은 지난 10년 동안 남한으로 치료받으러 온 외국인들이 참 많다는 것입니다. 큰 병원에서 영어뿐만 아니라, 노어, 태국어 안내까지 있고, 통역원들도 근무합니다. 지난 10년동안 270만 명의 외국인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남한으로 왔습니다. 하지만 보건 수준이 매우 높은 남한에서도 오미크론 코로나비루스 사망률은 0.16%입니다. 바꾸어 말해서 남한에서 오미크론 감염된 사람 600~700명 가운데 평균 1명이 죽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남한 일반주민들은 북한에서 당중앙지도원도 꿈꾸기 힘든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북한 인민들보다 건강 상태도 훨씬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0~700명 중 1명이 죽었습니다. 이것을 감안하면 북한의 유열자 통계를 믿기 어렵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북한은 위기가 생긴 것을 인정했을 때도, 희생자 수를 심하게 축소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나라를 ‘지상락원’이라고 주장하는 국가에서는 큰물이나 가뭄이 생길 수도 있고,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지만, 그 때문에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물론 북한당국이 지금 열병 사망자 숫자를 솔직하게 공개한다면, 주민들은 훨씬 더 겁을 먹었을 것입니다. 일반 백성들이 공포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북한당국은 유열자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사망자 숫자를 심하게 축소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보건 상황을 감안하면 수많은 열병 사망자가 발생했음을 의심할 여지는 없어 보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NDREI LANKOV,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