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남한에서 흥미로운 사건이 생겼습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북한 간첩조직이 공안당국에 의해 적발되었습니다. 물론 관계가 좋지 않은 이웃나라들이 서로 공작원을 파견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닌데요. 그런데 이번 간첩단을 보면, 북한의 대남공작의 특징보다 오늘날 남한의 극한 친북세력의 모습을 잘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모습은 수십년 동안 그대로 남아있는 옛날 화석이라고 할 수 있고 오늘날 남한 사회에서 매우 주변적이며 거의 가치가 없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간첩조직은 4명입니다. 그들은 충청북도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공식적인 이름은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입니다. 그들은 2017년에 로동당 당중앙 문화교류국과 관계를 맺었는데요. 청취자 여러분은 문화교류국이 무엇인지 모르실 수도 있는데요. 이 기관은 대남공작 담당 기관인데, 원래 이름은 연락부였습니다. 그 이후 225국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간첩들은 중북국경에서 또 캄보디아에서 문화교류국 공작원들과 만나고 공작금 2만 달러까지 받았습니다.
그들은 북한에서 보수야당을 반대하고 친북 여론을 형성하고 미국을 비난하라는 지령을 받았습니다. 간첩들은 남한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최신 전투기 F-35 전투기 반대 지시를 받고 또 충청북도의 남한 군부대의 정보를 수집하라는 지령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간첩들의 모습을 자세히 보면 진짜 이상합니다. 그들은 고급 공무원, 보안기관 직원, 큰 신문사의 기자가 아닙니다. 4명 중 두 명은 노동운동가, 한 명은 시민운동가입니다. 또 다른 한명은 작은 인터넷 매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 시골에서 살고 있고 정치적인 힘이 거의 없는 사람들입니다.
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들의 나이입니다. 사실 간첩들의 나이는 예측하기 제일 쉬운 것인데요. 지난 20년간 남한에서 적발된 친북, 친로동당 단체의 참가자들은 거의 모두 1970년 전후에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10년 전에 그들 대부분은 40세였는데 오늘날에는 50세가 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지난 10-15년 동안 북한에서 지원과 지시를 받고 간첩활동을 했던 사람들 가운데 나이가 젊은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한데요. 1960-1970년대 초 태어나고, 1980-1990년대 초 대학을 다니던 사람들은, 남한에서 '386 세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에 남한 대학에서 반미 친북 사상이 맹위를 떨쳤고 이 사람들은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은 극단주의에서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옛날의 착각을 믿는 사람들이 없지 않습니다.
흥미롭게도 1990년대 중엽 이후 남한에서 사회주의, 진보주의를 믿는 젊은이들이라고 해도 북한에 대해서 실망을 느끼고 북한에 대한 관심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오늘날 남한 진보 젊은이들이 꿈꾸는 나라들은 스웨덴이나 핀란드와 같은 북방유럽 나라들입니다. 즉 공산주의가 아니라 민주사회주의 국가들입니다. 그들은 북한에 별 관심이 없거나 심지어 적대적입니다.
그래서 충청북도 지방 도시에서 4명의 평범한 백성들은 옛날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간첩활동을 했습니다. 물론 북한 대남일꾼들은 이들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의 간첩들을 잘 포장해서 상부에 보고하고 훈장까지 받았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이 4명의 간첩들의 모습을 보면 그냥 바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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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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