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남북 수뇌상봉 날짜와 장소가 결정되었습니다. 회담날짜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장소는 평양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번에 문재인과 김정은이 해결해야 할 외교과제는 매우 복잡합니다.
현 상황에서는 남한측도 북한측도 남북한 교류를 발전시키고 남북 관계를 개선할 의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남북 교류는 불평등합니다. 우리가 벌써 20여 년 전부터 보았던 바와 같이, 북한측은 줄 게 별로 없고 얻을 것은 많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측은 당연히 남북교류를 환영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그러나 남한측은 북한측보다 교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자 나라인 남한에게 대북지원은 별로 큰 돈이 드는 일은 아닙니다. 또한 경제협력으로 위장한 대북지원과 원조는 한반도 상황 개선과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남한측은, 북한의 경제발전을 환영합니다.
물론 이번에 남북한 수뇌상봉에서는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정치문제도 거론될 것입니다. 양측은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지난 2017년에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높았고 그로 인한 혼란이 상당했기 때문에 당연히 양측은 다시 한번 같은 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러나 남북경제교류의 재개를 이루기 위해서는 매우 어려운 걸림돌을 극복해야 합니다. 이 걸림돌은 바로 대북제재입니다. 2017년 말 채택된 유엔 안보리 제재는 전례없이 매우 엄격합니다. 그래서 개성공업지구나 금강산 관광이 있었을 때 가능했던 남한측의 투자와 지원은 지금 모두 대북제재 위반으로 불법이 되었습니다.
문 대통령이 대북지원을 하고 싶어도 UN안보리 제재를 위반할 수 없습니다. 북조선 사람들은 이것을 사대주의라고 주장할 지 모르지만, 여기엔 이유가 있습니다. 남한이 잘 사는 이유는, 남한이 국제질서와 국제법에 따라 무역을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다면, 무역 조건에 큰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그래서 남한은 대북제재의 완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바꾸어 말해서 남북한 경제교류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전제조건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를 비롯한 안보리 회원국들이 공식적으로 대북제재를 완화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신 소식을 보면 미국측은 대북제재를 완화할 생각이 없습니다. 미국측은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서 아직 매우 부정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그들은 북한이 아직 의미가 있는 양보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북한 관영언론과 외교관들이 많이 강조해 온 양보는, 미국측이 보기에 별 가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양보를 아무 때나 취소하고 다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더 강한 양보를 할 생각조차 없습니다. 북한은 핵을 포기할 생각이 조금도 없기 때문에, 자신의 핵 군수시설을 파괴하는 양보를 할 생각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은 북한이 보다 더 강한 양보를 하게 만드는 동시에,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하도록 노력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 당연히 적합한 분위기를 만들고, 남북한의 친선과 협력, 조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만들어야 합니다. 바로 그 때문에 수뇌상봉이 열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평양 수뇌상봉에서 듣기 좋은 이야기도, 문화교류와 체육교류 등에 대한 계획도 많이 제기될 것입니다. 이것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조치입니다. 그러나 객관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대북제재의 완화도, 북한측의 새로운 양보도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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