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매년처럼 광복절 경축사를 했습니다. 경축사에서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다시 강조했으며, 2045년 즉 한반도가 식민통치로부터 해방 된지 100년이 될 때 통일된 나라로 세계에 우뚝 서자고 말했습니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대부분 남한 지도자들이 8월 15일 광복절에 비슷한 내용의 경축사를 합니다. 하지만 올해 경축사는 북한에 대해 다른 때보다 훨씬 더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존 대통령들에 비해 북한과의 경제교류와 대북지원에 대한 의지가 큽니다.
하지만 북한의 반응은 엄격했습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문재인의 경축사는 북조선을 궤멸시키자는 목적이 있다”고 했을 뿐만 아니라 “북조선은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는 할 말도 없고 다시 마주앉을 생각도 없다”고 했습니다.
얼핏 보면 북한의 반응은 비논리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 지도부는 비논리적인 사람들이 결코 아닙니다. 수십년 동안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자신들의 정치체제, 권력과 특권을 유지해온 사람들로서, 판단력이 대단하고 매우 논리적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측은 이런 반응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걸까요?
제일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북한의 발언 대상은 미국이 아니라 남한이라는 것입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불만 이유가 8월 한미합동군사훈련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북한 관영언론은 미국에 대한 비판이 별로 없습니다. 이 사실을 감안할 때 북한의 이번 발언은 군사훈련과 직결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이 남한에서 얻고 싶은 건 경제지원, 바로 돈입니다. 2000년대초부터 2007년까지 남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햇볕정책을 펼쳤고 남한 국민이 납세한 돈을 북한으로 많이 보냈습니다. 그냥 준 돈도 있고, 돌려받을 희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빌려준 돈도 있으며, 북한과 사업을 하려는 남한 회사들을 지원하는 돈도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 한번 같은 정책을 시작할 마음이 있습니다. 문제는 문 대통령은 지금 자신의 강한 의지와 상관없이 북한과 협력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가 바로 유엔 안보리가 결의한 대북 경제 제재입니다. 대북제재는 사실상 국제법입니다. 당연히 남한은 국제법을 위반할 수 없습니다. 그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으로 식량을 보내는 것만 가능합니다. 그 때문에 문재인은 북한과의 공동행사, 음악회, 문화교류를 통해 한반도에서 좋은 분위기를 유지할 희망은 있습니다. 남한이 이 분위기를 잘 유지한다면 지금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 대통령이 원하는 이와 같은 일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현실주의자인 북한 지도부는 어떤 공동행사 대신 경제지원 즉 돈을 원합니다. 이것이 바로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이유입니다. 북한은 남한이 어떤 방법으로든 대북제재 문제를 해결하고 의미 있는 경제지원을 시작할 때까지 남한과 마주앉을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비난을 받은 남한도 대북제재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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