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김정은이 집권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2011년 말 최고지도자가 된 27살 김정은이 꿈꾸었던 것은 지금 어느 만큼 실현 됐을까? 이번 칼럼에서는 김정은 초기 10년으로 기록될 시대를 총화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0년, 북한으로서는 놀라운 성공도 있었습니다. 제일 큰 성공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권력장악 그 자체이며 다른 하나는 핵, 미사일 개발의 가속화입니다.
2011년 말, 저를 포함한 거의 모든 외부 전문가들은 권력기반이 매우 약하고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27세 젊은이가 오랫동안 권력을 장악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습니다. 대체로 그가 측근과 원로들에 의존하면서 권력을 간신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리영호, 장성택 등 원로들을 잔인하게 숙청하고 절대권력을 장악했습니다.
둘째, 김정은시대에 핵, 미사일 개발의 속도는 대단히 가속화되었습니다. 수소탄, 인공위성 그리고 미국을 겨냥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도 성공했습니다. 물론 북한 어용언론들은 김정일 시대에도 인공위성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세계의 우주 전문가들은 이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북한이 처음 성공적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한 시기는 김정은 시대였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것이 북한의 필요보다 훨씬 지나친 무기 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김정은의 입장에서 핵, 미사일 개발은 빛나는 성공입니다.
실패도 없지 않았습니다. 2011-2012년에 김정은은 권력장악이나 군수공업 발전 뿐만 아니라, 인민생활 변화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김정은은 2012년 4월, 자신의 첫번째 공개연설에서 인민들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김정은은 흥미롭게도 인민들이 보다 더 재미있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외국의 대중음악을 모방한 모란봉악단도 있었고 문수물놀이장을 비롯한 새로운 오락시설도 많이 지었습니다. 당시에 20대 후반의 북한 최고지도자는, 북한을 중국과 같은 나라로 만들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즉 주민들이 정치적 자유는 없어도 개인 자유가 있고 문화와 여가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나라말입니다.
문제는 이 부문에서 김정은은 실패했습니다. 그는 사회주의 간판을 내걸고 자본주의 발전시키고 있는 중국을 모방하려 시도하면서, 기업관리책임제나 포전담당제를 비롯한 새로운 경제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실행 초기, 북한 경제는 나아졌고 평양은 생활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지방도시에서도 생활이 좋아지는 조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6-17년 북한은 미국에게서 양보를 받기 위해 매우 공세적이고 모험적인 외교를 시작했는데요. 결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을 겨냥하는 매우 엄격한 제재를 채택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형코로나비루스 확산 이후 북한은 초특급 방역조치를 시작했고 국경을 사실상 봉쇄했습니다.
외부 상황 뿐만 아니라 국내 정책도 개혁의 반대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김정은과 그 지도부는 2010년대의 개혁을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결국 예측가능한 미래에 북한은 만성적인 경제난에 시달릴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일상생활에서도, 대중문화에서도 주민들에 대한 국가의 감시도 크게 강화됐습니다.
성공도 있고, 실패도 있었던 김정은의 10년. 다음 10년은 어떨지 지켜봅시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ndrei Lakov, 에디터: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