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은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남한과 중국 사람들은 마음만 먹으면 아무 때나 외국에 갈 수 있습니다. 저는 베트남에 자주 갑니다.
최근 제가 베트남에 갔을 때 이상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늘날 베트남에서는 피로 얼룩졌던 과거 베트남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베트남은 1945년부터 1954년까지 프랑스와 싸웠습니다. 1954년에 베트남은 분단되었는데 북부는 공산당이 통치하고 남부는 프랑스, 미국과 동맹을 맺은 자본주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베트남 공산당은 남부에서도 혁명을 일으키려는 꿈이 컸습니다. 그 때문에 공산당은 남부에서 유격대 활동을 열심히 했고 그에 이어서 미국과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전쟁은 미국이 군대를 철수하는 것으로 끝났고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정복하면서 공산주의식 통일에 성공했습니다.
공산주의, 사회주의 국가가 된 베트남은 바로 옆의 또다른 공산국가인 캄보쟈(캄보디아)와 싸웠고 또 이겼습니다. 이후에는 역시 같은 공산국가인 중국이 베트남을 침공했고 두 나라는 전쟁까지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공산주의 통일 베트남 국가는 30년간의 오랜 전쟁과 인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생겨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산당이 말하는 희망은 빈부격차도 없고 돈과 관계없이 누구든지 평등하고 보람있게 일하며 같이 사는 나라 즉 완벽한 사회라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베트남은 과연 공산당이 희망한 그런 나라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요즘 베트남 거리를 걸어보면 책이나 영화에서 볼 수 있던 1960년~1970년대 남베트남과 매우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거지들도 있고 매춘부도 가끔 보입니다. 부자 사업가들이 타는 비싼 차도 가끔 지나갑니다. 거리엔 물건 파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싼 소비품을 판매하는 광고도 많습니다. 공산당의 선전물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베트남에 갈 때마다 그곳 사람들은 보다 더 좋은 옷을 입으며 새로운 건물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습니다. 자동차도 갈수록 많아집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민족 자부심이 큽니다.
흥미롭게도 베트남은 여전히 일당 독재 국가인데도 사람들은 자유롭게 떠들 수 있고 외국 사람들과도 자유롭게 만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 베트남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은 혁명도 전쟁도 경험하지 않은 이웃 나라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태국이든 말레이시아든 매우 비슷한 모습입니다. 당연히 베트남의 모습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베트남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는 오늘날 세계에서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열심히 싸웠던 옛날 베트남의 공산주의 혁명가들을 생각하면 참 유감입니다. 그들이 희망했던 밝은 미래, 그 베트남이 탄생했고 지금 베트남 사람들은 물질적으로 잘 살고 있지만, 이같은 성공을 초래한 것은 혁명가들이 꿈꾸었던 소련식 국가사회주의가 결코 아닙니다. 베트남 공산당이 마침내 사회주의경제를 포기하고 자본주의경제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가능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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