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달 2월에 역사상 두 번째의 올림픽 대회를 개최합니다. 이번 평창 겨울철 올림픽 경기 대회에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건 북조선 선수단의 참가입니다. 1988년 남한 서울에서 올림픽 대회가 열렸을 때, 북한은 불참한 7개 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북한 선수단이 참가할 뿐만 아니라, 남한 선수단과 함께 한반도 깃발을 들고 공동 입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당연히 남한의 진보세력은 공동 입장을 비롯해 올림픽에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통일로 가는 큰 걸음이고 그만큼 의미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에 남북 공동입장에 합의한 것은 통일과 같은 장기적인 전략이나 목표보다는 단기적인 목적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 측이 겨울철 올림픽 경기에 참가하는 것은 지난 1년 동안 고조되어 온 긴장감을 완화하기 위한 전략에 불과합니다. 작년에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과 수소탄을 실험했고, 핵무기 개발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이와 같은 개발이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보았습니다. 결국 갈수록 미국이 무력을 사용해서 북한 핵개발을 가로막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연히 남한도, 북한도 이와 같은 상황을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 지도부는 핵무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면전에서 이길 수 없을 뿐 아니라 살아남기도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남한 역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지금까지 쌓아온 거의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의 올림픽 경기 대회 참가와 다양한 남북 공동 행사는 한반도에서의 위기감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도 무력 사용을 반대하는 세력이 많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이 협력에 나선 것을 보게 되면 선제타격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에서 남북한의 올림픽 경기대회 공동 행사는 그래서 좋은 신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친 희망을 가지면 안 됩니다. 유감스럽게도 한반도 위기가 전쟁까지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에는 아무 변화가 없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을 핵보유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는 앞으로도 북한 지도부가 핵을 포기하도록 대북 제재 등 매우 엄격한 압박정책을 실시할 것입니다. 특히 이 정책은 올해 여름쯤 북한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북 제재와 다양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권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아예 없어 보입니다.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올림픽 경기에 참가한다고 해서 바뀔 수 있는 사안도 아닙니다. 결국 북한의 올림픽 경기 참가는 한반도를 둘러싼 기본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다만, 올림픽 경기가 끝나는 2월 말까지, 한반도 상황은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올림픽대회가 끝나고 나면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할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행위는 당연히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에게 반감을 불러올 것입니다. 결국 한반도는 하루아침에 다시 어려운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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