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김정일과 김정은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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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6일은 북한의 국가명절 중 하나인 ‘광명성절’이었습니다.

김정일시대는 역사에 어떻게 남아 있을까요? 혼란과 기근의 시대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김일성시대의 극한 스탈린주의 체제가 무너지고 장마당이 탄생한, 경제 자유화의 시대로도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정일시대의 특징은 김정일의 정치노선 그리고 그의 개인 성격과 관계가 있습니다.

김정일의 제1목표는 당연히 체제유지와 권력유지였습니다. 김정일은 종종 장마당 단속을 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장마당에 눈을 감고 시장화를 묵인했습니다.

김정일시대의 보다 더 중요한 특징은, 김정일이 경제변화 뿐만 아니라 정치변화에도 눈을 감은 것입니다. 1990년대말 수십만 명의 북한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중국으로 갔는데, 김정일은 이 현상을 그냥 못본 척 했습니다.

그래서 김정일시대 탈북은 오늘날보다 쉬운 일이었습니다. 2000년대 초에 탈북자들은 두만강을 쉽게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흥미로운 것은 김정일시대 북한 당국자들은 외국문화 확산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2000년대초부터 중국에서 외국 노래, 외국 녹화물 즉 외국영화나 연속극이 북한 국내로 많이 흘러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북한 당국은 평범한 백성들이 외부 생활에 대해서 잘 알 수 없어야 국내 안전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김일성시대부터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을 비롯한 북한 간부들은 이와 같은 현상을 없애버리기 위해 별로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확실히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 김정일은 국내 쇄국정치 즉 자기 고립 정치가 북한 국가의 생존을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그는 건강문제도 있고 나이도 많아서, 멀고 먼 미래에 체제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해외에 대한 지식의 확산을 긴급한 위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김정일시대는 장마당 시대뿐만 아니라, 사회혼란 시대, 규칙이 무너진 시대, 외국생활에 대한 지식이 많이 알려진 시대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11년말 김정일의 사망 이후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김정은의 경제정책은 김정일과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원래 2000년대 초 김정일처럼 개혁을 시도했지만, 최근에 2005년 이후의 김정일처럼 개인경제와 장마당 문화를 진압하려는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의 외부 지식에 대한 태도는 아버지와 사뭇 다릅니다. 앞으로 수십년 동안 나라를 통치할 계획을 갖고있는 김정은은 북한 통치자가 되자마자 나라를 고립시키기 위한 조치를 많이 시작했습니다. 그 전에 거의 없었던 국경경비는 아주 엄격해지고, 국내에서 컴퓨터와 노트텔 등에 대한 단속이 대폭 많아졌습니다. 최근에 북한은 반동문화와의 투쟁을 하기 시작했는데, 외국영화나 노래에 대한 진압은 김정일시대엔 생각할 수 없을만큼 극에 달했습니다.

앞으로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최근의 경향을 보면 북한경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민들의 생활수준은 김정일시대 수준으로 빠르게 내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일시대와 달리 경제의 어려움 뿐만 아니라 정치 감시와 단속이 매우 심각해지고 있는 점도 큰 문제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