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남한에서 다시 들리는 핵개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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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한국에서는 한동안 잘 들리지 않던 이야기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남한도 핵무기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면 17일 이홍구 전 총리는 한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대국들이 비핵화를 위해 북한을 열심히 압박하지 않는다면, 남한도 핵을 개발하겠다고 중국측에게 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은 중국이 악몽처럼 생각하는 동북아 핵개발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최근 남한에서 다시 등장한 핵 이야기는 옛날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원래 가끔 핵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남한 보수파 정치인들 몇 명 뿐이었습니다.예를 들면 2016년 초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남한 보수여당의 원유철 대표는 핵무장 필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이번에 남한의 핵 보유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보수파 정치인이 아니라, 외교 전문가들 특히 전직 고위급 외교관들입니다. 물론 이들은 모두 퇴직한 사람들인데요.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남한 대외정책 전문가들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3월 1일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비핵화를 위한 모든 노력이 실패할 경우, 남한은 사실상 핵 보유 방향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기사를 발표했습니다.

남한 사회의 분위기를 보면, 남한의 핵 이야기는 민중들 사이에서도 지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오늘날 핵보유 국가가 아닌 잘 사는 나라 중에서, 자기 나라가 핵을 보유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스웨덴이던 독일이던 마음만 먹으면 1년 이내에 핵개발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들 나라 국민들은 핵무기는 매우 끔찍한 무기이며,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한은 그렇지 않습니다. 남한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60% 정도의 남한 사람들이 핵 개발을 지지한다고 대답했습니다. 남한은 기술도 돈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1년 이내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 남한에서 핵개발이 시작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남한이 핵무기 개발을 시작한다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것을 중대한 도전으로 여기고, 심한 제재를 부과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 모두 비슷할 것입니다.

북한에서 국제 제재는 북핵을 막지 못했습니다. 제재는 북한 경제에 타격을 주었고 인민들은 고생을 느끼지만, 북한 인민들은 나라의 정치에 아무 힘이 없습니다.

하지만 남한은 그렇지 않습니다. 남한은 세계 경제와 잘 통합되어 있고, 제재는 남한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입니다. 남한 사람들은 경제가 많이 어려워지면, 핵개발을 결정한 정부에 불만이 많아지고, 다음 선거에서 핵개발을 지지하는 정치 세력이 패배할 것입니다.

그러나 갈수록 분명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원래 남한에서 자체 핵개발을 반대하는 주장이 많았는데요. 그 논리 중 핵심은 북한을 비핵화하기 위해서 남한에 핵무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한반도는 비핵 지대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역사상 처음으로 고위급 외교 전문가들이 이 논리를 포기하고, 남한의 핵개발을 많이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남한이 갈수록 북한을 진짜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현 단계에서 남한은 핵개발을 할 가능성이 아예 없습니다. 그래도 갈수록 상황이 바뀌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