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김정일이 천안함을 공격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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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사건이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또 이 사건은 한반도를 긴장 상태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왜 천안함을 공격했는가 하는 이유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보면 그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이남과 이북의 해군은 여러 차례 충돌했지만 번번이 남한 해군이 이겼습니다. 그리고 북한 해군은 이것을 명예훼손으로 보고 복수를 꿈꿨습니다. 그 동안 북한 해군 사령관은 김정일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에 남한 공격을 허락하도록 여러 차례 요청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라도 우리는 해군 사령관이 천안함을 공격한 목적은 이해할 수 있지만 김정일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가 이런 작전을 허락한 이유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북한 고위급 군인들은 전쟁광들 입니다. 그들은 지금까지 2차 남침에 대해 꿈꿉니다. 그러나 정치 지도부는 군대 사령관보다 정치 사정을 더 넓게, 더 냉정하게 분석할 의무가 있습니다. 유감스럽지만, 이번에 북한 정치 지도부는 군부의 압력에 굴복해 나라 사정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단기적으로 말하면 북한은 크게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남한 정부의 선언은 강경했지만 내용은 온건합니다. 북한 언론은 남조선 지도부가 전쟁광들이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사실 터무니없는 거짓말입니다. 사실상 남한은 전쟁을 원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긴장된 상태도 원하지 않습니다. 한반도에서 국제 긴장이 고조된다면 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지금 남한에게 있어 경제 성장은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말하면 천안함 사건은 북한에 나쁜 후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우선, 북한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외국에서 원조를 얻기 아주 힘들어 질 것입니다. 북한 국민이 먹는 식량의 20-30% 정도가 외국 원조로 나오는 상황이고 이런 식량 원조는 주로 미국, 남한, 중국에서 나옵니다.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은 중국에서만 원조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상황은 그렇지 않아도 힘든 북한 내부 경제를 더 열악하게 만들 것이고 이런 경제적 어려움은 북한이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을 줄 것입니다.

그러면 왜 김정일은 천안함에 대한 공격을 허락했을까요? 정답을 알 수 없지만 가설은 세울 수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은 많이 나빠졌습니다. 그래서 그는 옛날보다 판단을 내리는 능력이 약해졌고 이번에도 자신의 장기적인 이익에 반대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