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시 한번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미북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머지 않은 미래에 미북 수뇌회담이 열릴 것 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히 지난주에 남한 문재인 대통령이 새로 임명한 몇몇 고급간부들의 배경을 보면 그렇습니다.
남한에서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사람은 3명이 있는데요. 한 명은 통일부 장관, 한 명은 국정원장입니다. 또 한 명은 대통령 안보실장입니다. 7월 초에는 이 3개직에 모두 새로운 사람이 임명되었습니다.
원래 국정원장이었던 서훈은 안보실장이 되었는데요. 서 실장은 2000년 김대중과 김정일의 수뇌회담도, 2007년 노무현과 김정일의 정상회담도 준비했던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그런가하면 새로운 국정원장에 박지원이라는 유명한 정치원로가 임명되었습니다. 박지원은 원래 정보기관이나 외교기관과는 별 관계가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박지원이 외교에 개입한 적이 있는데요. 바로 2000년 김대중-김정일 수뇌회담때 입니다. 그는 이 때 김대중 대통령의 특사로 회담을 직접 준비했습니다. 핵심 3개 직업 중 2개에, 20년 전에 수뇌상봉을 열심히 준비했던 사람들이 임명되었습니다. 이것만 봐도 남한측이 수뇌상봉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도 비슷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실을 얼마 전에 공개적으로 알려주었습니다. 물론 북한은 현 단계에서 미국과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북한 외교역사를 보면 이런 주장을 믿을 필요는 없습니다. 북한측은 어제까지 시끄럽게 주장하던 것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북한측이 수뇌회담을 할 의지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외교전술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북한이 수뇌회담을 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4월 11일부터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의 활동 빈도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하면 8분에 1에 불과합니다. 이런 것을 볼 때 김정은의 건강은 수뇌상봉의 유무에 대해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김정은은 지금 일반 공개활동도 거의 하지 않고 있는데, 지난번처럼 멀고먼 하노이나 싱가포르까지 가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 북한측은 김정은에게 건강문제가 있다는 것을 비밀로 하고 싶어합니다. 김정은이 수뇌상봉에 간다면 많은 기자들 앞에 자신의 모습이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 다른 이유입니다. 남한 대통령은 직접 평양에 갈 수도 있지만, 미국 대통령은 평양에 가기 쉽지 않습니다. 미국내에서 많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수뇌회담에 대해 양측이 서로 동의할 경우에도 위치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 좋은 타협안은 판문점이나 개성과 같은 지역 즉 북한 땅이지만 남한과 가까운 지역이 될 것입니다.
그래도 수뇌상봉이 생기면 좋습니다. 수뇌상봉 때문에 상황이 좋아질 지 의심스럽지만 그래도 상황이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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