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남북 통신선 복원과 북한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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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 아침, 413일 동안 차단되어 있던 남북한 통신선이 복원되었습니다. 서울과 평양에서는 이 사실이 동시에 발표되었습니다.

작년 6월 9일, 북한은 남북한 간의 모든 연락을 차단했습니다. 김여정은 당시 남북한의 모든 연락을 차단하겠다고 했을 뿐만 아니라 남한 국민들의 돈으로 건설된 개성의 연락사무소 폭파도 지시했습니다.

이것은 상징성은 높지만 실효성이 없는 도발이었습니다. 연락사무소는 폭파되었지만, 남북을 연결하는 통신선은 기술적인 문제가 전혀 없었고 남측뿐만 아니라 북측도 이를 잘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북한 대표자들은 계속 접촉했습니다. 그 때문에 남한과의 연락 차단 선언은 사실상 말뿐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7월 27일의 통신선 복원 발표도 상징성이 많은 결정이었습니다. 통신선은 군사분계선에서 충돌이 생길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지만 통신선의 유무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통신선 복원 조치는 북한 당국이 남한과 미국에 신호를 보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남북한 통신선을 복원시킨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북한 경제 상황은 신형코로나비루스와 날씨 등으로 인해 갈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해외에서 지원을 받을 필요성이 높아졌습니다.

물론 지금 북한은 필요한 자원을 아무 때나 중국에서 공짜로 받을 수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과의 대립 때문에, 북한을 가치가 큰 완충지대로 보고 북한에서 심한 경제위기나 기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는데요. 기근은 정치위기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중국은 북한에서 위기의 조짐이 보인다면 필요한 식량과 기름을 지원할 것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 경제가 더 심한 위기에 빠진다고 해도 아사자들이 그리 많이 생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북한 지도부와 인민들 모두에게 중국의 지원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 입장에서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문제입니다. 북한식 세계관의 특징은 이웃나라 모두를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주적은 미국이지만 북한은 다른 나라도 믿지 못합니다. 따라서 중국에 대한 의존이 오늘날처럼 높은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중국은 대북지원을 무상으로 주겠지만 그 대신에 정치적 개입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때문에 북한은 대안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남한 행정부는 대북지원을 할 마음이 있습니다. 물론 얼마 전까지 북한은 청와대에 대해 불만이 많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의 희망과 달리 남한 정부가 국제법과 같은 유엔 결의안을 위반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북한은 남한에서 식량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지원을 바라고 있었지만, 남한은 유엔의 대북제재를 감안해 식량을 제외한 대북지원을 검토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을 보면 북한은 식량이라도 받으면 좋다는 태도입니다. 그들은 남한과 중국 등으로 분산해서 식량을 받게 된다면 북한이 남한이나 북한 어느 한 국가에 의지할 필요가 낮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이 정확한 외교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통신선 복원 선포는 이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물론 남한의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있어서 북한에게 주어진 시간이 충분히 있는지는 의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으로선 움직여야만 하는 이유가 뚜렷하게 있는 겁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란코프, 에디터 이예진,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