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벨라루스의 민주화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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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또 하나의 구 사회주의 국가에서 혁명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벨라루스(벨라루시) 얘기입니다. 벨라루스는 구 소련의 15개 사회주의 가맹공화국 연방 중 하나였고 1991년 독립했습니다.

독립 이후 대통령에 올라 지금까지 정권을 잡고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센코는 처음부터 소련 공산당과 소련의 전통을 지켜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소련 연방의 해체 이후 독립한 15개 국가 대부분은 소련의 유산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지만 벨라루스는 오랫동안 예외로 남아 있었습니다. 지금의 벨라루스는 중국과 어느 정도 비슷한 모습인데요. 시장경제이지만 국가가 많은 부분을 통제하고 대부분의 큰 기업은 국가 소유입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얼마 전까지 러시아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러시아로부터 많은 지원과 원조를 얻었습니다. 물론 그는 1960~1970년대 김일성처럼 외국에서 받은 지원 내역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벨라루스는 독립 이후 경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정치는 권위주의를 유지했지만 북한 인민들이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벨라루스 국민들에겐 어느 정도의 자유가 보장됐습니다. 아무 때나 해외로 갈 수 있고 외국 방송도, 외국 소식도 자유롭게 들을 수 있습니다.

루카센코는 오랫동안 친 러시아 성향이었지만 얼마 전부터 반 러시아로 돌아섰습니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지원은 크게 줄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형 코로나비루스는 벨라루스 경제에 큰 타격을 줬습니다.

2주 전 벨라루스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있었습니다. 선거 운동 초기, 루카센코는 야당 후보의 등록을 허용했지만 자신에 대한 지지가 높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인기 있는 야당 후보자를 체포했습니다. 결국 선거에 나온 후보자는 루카센코와 또 다른 야당 후보자 둘이었는데요. 그녀는 체포된 야당 후보자의 부인이어서 사실상 상징적인 인물에 불과합니다.

인민들은 루카센코에게 실망이 컸고 상징적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야당 후보자를 지지했습니다. 결국 루카센코는 선거를 날조하고 자신이 선거에서 80%의 지지를 받았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외국의 사주를 받은 간첩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 열흘 동안 벨라루스에서는 전례없는 대규모 민중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매일 10만 명 이상의 인민들이 거리에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공장들은 총 파업을 선언했습니다.

현 단계에서 벨라루스의 미래를 쉽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러시아의 입장입니다. 러시아가 벨라루스의 사태에 간섭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되는데 이유는 벨라루스가 러시아 입장에서 중요한 완충지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러시아가 민주화 시위대를 지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게다가 대통령을 반대하는 다수 인민의 반대편에서 경찰과 군대는 여전히 루카센코를 지지하는 것도 향후 예측을 어렵게 합니다.

벨라루스 위기의 교훈은 무엇일까요? 경제 성공을 이룩한 독재정권이라도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인민들은 생활수준이 좋아지면 정치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국가가 시키는 대로 사는 것을 거부합니다. 지금 유럽의 마지막 독재정권은 치명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