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됐습니다. 북한은 결렬의 원인이 미국의 태도 때문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이 희망하는 양보를 미국이 해줄 의지를 보지 못했다며, 스톡홀름을 떠났습니다. 미국측이 보름 후에 만날 수 있다고 했지만 북한은 이 제안을 거부했고 미국이 완전히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입니다. 이 회담의 관찰자 대부분은 양측이 타협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실무회담에서 미국도 북한도 일정한 양보를 포함하는 타협적 조약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물론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제안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외교 회담은 예절을 잘 지키는 장마당과 같습니다. 값을 깎기 위한 만남입니다. 양측은 이미 호상 양보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이 양보의 구체적인 규모 등을 열심히 협상합니다. 상대가 처음에 제안한 조건을 받아들이기 싫다면 협상을 통해 보다 더 좋은 조건을 얻으려 노력하는 것, 그것이 외교 회담의 목적입니다.
많은 관찰자들의 생각과 달리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타협을 이룰 생각이 없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그럴 듯한 가설이 2가지 있습니다.
첫째, 북한이 이번 회담을 사실상 파괴한 이유는 미국측으로부터 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기 위함입니다. 지금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에서 탄핵압박까지 받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좀 더 기다리면 미국 행정부로부터 더 많이 얻어낼 수 있다고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의 선언을 들어보면, 북한은 앞으로 미국과 회담을 할 의지가 없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조건은 미국이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 쉽게 말하면 북한에 더 많이 주어야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둘째, 북한은 지금 굳이 미국과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중국에서 지금 어느 정도 경제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체제 안전에 대한 우려감이 그리 심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내년 말에 연임이 될지 아직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의 야당인 민주당이 내년 말에 권력을 잡는다면 트럼프가
체결한 조약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북한은, 장기적으로는 대북제재 완화를 필요로 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 두 가지 가설 중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는 머지 않아 드러날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실무회담의 결렬 때문에 한반도 상황이 더욱 위험해 질 수 있다는 걱정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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