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로동신문에서 흥미로운 사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당중앙군사위원회를 주재하는 김정은을 찍은 사진이었는데요. 북한 통치자는 대형 지도 앞에 서있습니다. 사진 속 지도는 남한 지도입니다. 따라서 이 사진은 북한 군대가 남한 공격을 토론하는 장면처럼 보입니다. 사진 속에서는 서울도 부산도 공격 대상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진이 새로운 것은 아닌데요. 작년 여름에 매우 비슷한 사진이 보도된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관영언론은 남한에 대한 공격 계획을 보여주는 듯한 지도를 보도했습니다.
물론 이 같은 보도를 지나치게 중요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러한 사진은 정치 극장에서 벌어진 공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북한 군대가 남한과 전쟁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남한에 대한 침략을 준비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그렇다 해도 국가 기밀 사항인 공격 지도를 누구든지 볼 수 있는 보도 사진으로 보여주진 않을 겁니다.
뿐만 아니라 10년 전인 2013년 봄, 우리는 비슷한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김정은 옆에 있었던 지도는 남한 지도가 아니라 미국 지도였습니다. 지도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공격할 도시가 보였습니다만 당시, 북한은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은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최근 북한은 핵무인수중공격정 이야기도 하고, 새로운 순항미사일 탄두 이야기도 많이 합니다. 세계의 기술 전문가들은 그들의 주장 중 일부는 사실이지만, 다른 일부는 과장이나 날조라고 분석합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수준은 발전했지만 지금 북한 관영언론이 큰 소리로 운운하는 기술의 일부는 환상에 불과합니다.
북한은 왜 이런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을까요? 제일 중요한 것은 남한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서 입니다. 북한은 남한이 자신들을 두려워하기를 원합니다. 문제는 최근 상황을 감안하면, 남한에서 북한의 의도가 성공한다고 해도 북한이 얻을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남한이 북한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로동신문의 소박한 독자들은 진실로 믿을 수 있지만, 웃기는 생각입니다. 또 남한 보수 정부는 북한과 교류를 할 생각도, 대북지원을 할 생각도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유엔 대북제재를 감안하면, 남한 측이 이러한 생각이 있더라도 대북지원이 쉽진 않습니다.
반대로 북한의 시끄러운 활동 때문에 역효과는 많습니다. 남한 주민들에게 북한 정권은 호전광 집단처럼 보이게 되었습니다. 결국 수십 년 동안 북한 측에 양보를 하고,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좌파 진보 세력도 요즘에 많이 조용해졌습니다. 남한 수도인 서울을 핵무기로 폐허로 만들겠다고 위협하는 나라에 지원을 하고 협력해야한다는 주장을 할 수 있을까요?
가설적으로 말하면, 북한이 전쟁준비와 전쟁위협을 이렇게 열심히 하는 대신에 자신들이 평화와 협력을 희망한다고 주장했더라면, 남한에서 내부 갈등이 생길 수도 있었고 현재 윤석열 남한 정부는 야당에서 많은 공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이 경우에도 북한은 유엔 제재 때문에 즉각적으로 얻을 것이 별로 없겠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남한에서 식량을 비롯한 지원물자가 지원될 가능성이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북한은 이 길을 가지 않고, 남한 지도 쇼나 핵 어뢰 쇼와 같은 시끄러운 정치 극장 연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한 사회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북한은 이 연극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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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I LANKOV,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