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얼마 전에 중국 조선족 자치구를 다녀 왔습니다. 처음 간 것이 아닙니다. 저는 2004년부터 1-2년마다 한 번씩 연변으로 갑니다. 제가 연변으로 간 것은 2년 전입니다. 연변의 모습은 그 사이에 많이 바뀌었습니다. 도시는 보다 더 새롭게 보입니다. 그리고 연길은 많이 깨끗해졌습니다. 도시에는 원래도 차가 많았는데 지금은 옛날보다 더 많아졌습니다. 이 도시에서는 누구든지 자가용 승용차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마 제일 인상깊은 것은 연길의 야경입니다. 제가 많은 나라의 많은 도시에 가 봤는데, 연길만큼 밤에 빛나는 도시를 본 적이 없습니다. 고층 건물이든 새로 생긴 다리이든 매우 예쁜 다색전등이 빛나고 있습니다. 밤에 보는 연길은 낮에 보는 연길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이와 같은 성공을 불러온 것은 당연히 남한과의 교류입니다. 그러나 이 교류는 좋은 것뿐만 아니라 문제점도 또한 초래했습니다. 좋은 것부터 살펴보면, 제일 중요한 것은 높은 소득입니다. 중국 사람들은 마음만 먹으면 해외로 갈 수 있습니다. 연길에서 서울로 가는 비행기는 매일 다섯 편인데, 이것은 평양에서 일주일 동안 해외로 가는 비행기 편 수와 비슷합니다. 조선족들은 남한으로 가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남조선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어려운 일을 하고, 남조선 기준으로 많지 않은 월급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기준으로, 5년 정도 서울이나 부산에서 열심히 일했던 사람은 돌아올 때 부자가 됩니다. 그 사람은 자녀들을 좋은 학교로 보낼 수도 있고 부모님을 잘 모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이 대규모 장사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변에서 중국 한족들 대부분은 작은 월급으로 일합니다. 부자들은 압도적으로 조선족들입니다.
문제점도 있습니다. 젊은 조선족들이 조선말을 잘 모르고 중국말을 고향말처럼 쓰고 있습니다. 제가 10여 년 전에 연길을 처음 방문했을 때 연길에서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조선족이었는데, 그들은 대부분 조선말을 모국어처럼 썼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들 중에는 한족들이 조선족보다 많고, 많은 경우에 조선족이라 하더라도 조선말로 말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경제성장입니다. 1990년대까지 어렵게 살았던 조선족들은 자기 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조선족들끼리만 살았습니다. 그들은 중국말을 배울 필요를 느끼지 않았고 많이 쓰지도 않았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아주 다릅니다. 조선족들은 좋은 교육을 받고 싶어합니다. 이러한 교육을 받을 방법은 두 가지인데, 소수는 남조선 대학으로 유학을 갑니다. 그 사람들은 당연히 조선말을 잘 압니다. 그러나 대학 입학을 원하는 다수는 당연히 중국 대학을 갑니다. 교육은 당연히 중국말로 진행됩니다. 결국 그들은 좋은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중에 좋은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열심히 중국말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 졸업자들은 경제가 빨리 성장하는 중국 남부로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기회가 많습니다. 상해나 항주로 가 버린 사람들은 중국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중국 사람들과 결혼하기 때문에, 자녀들은 조선 인사말까지 모를 수 있습니다. 결국 연변의 모습은 매우 모순적입니다. 한편으로 경제성장 때문에 사람들의 물질적인, 문화적인 생활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다른 편으로 보면 중국 안에 있었던 조선족 문화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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