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4월 15일 노동신문의 첫 페이지에 김일성 생일 관련 기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에 김정은과 중국 대표단의 고위 관리가 만났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김일성 관련 소식은 세번째 페이지에서나 나왔습니다. 이것은 매우 예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 단계에서 우리가 이 상황을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권력기반이 충분히 튼튼해서, 자신의 조부와 아버지에 대한 우상화작업을 어느정도 완화하기로 결정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김정은이 중국 대표단과 만난 것입니다. 송도(쑹타오)라는 중국 관리를 만났는데, 그는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입니다. 송도는 사실상 중국의 대북정책을 결정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외교정책을 결정하는 곳은 외교부입니다. 하지만 북한을 비롯한 소수 나라들에 대해서는 외교부가 아니라 당 대외연락부에서 결정합니다.
송도 부장의 방북은, 태양절의 노동신문 첫 페이지에 나올 만큼 중요했습니다. 그 이유를 알기는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4월 말에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두 달 정도 한반도에서 외교활동이 매우 활발해질 것입니다. 북한의 기본 목적은 북미수뇌상봉입니다. 북한측은 여기서 바람직한 성과를 얻기 위해서 중국의 지원과 협력이 다른 어떤 것보다 필요합니다. 중국의 대북한 태도는, 매우 이중적인 성격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보면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결코 지지하지 않습니다. 북한의 핵개발은 중국 국경과 가까운 동북아에서 국제상황을 불안정하게 할 뿐만 아니라 중국을 위협하는 핵확산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중국은 지금도, 앞으로도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을 반대할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의 안보를 위해 북한을 중요한 완충지대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정권이 무너지고 북한이 남한에 의해서 흡수된다면 중국은 조선반도에 생길 통일국가를 관리할 필요가 생길 것입니다. 이것은 중국에게 매우 나쁜 소식입니다. 특히 그 통일국가가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자주외교 노선을 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중국 입장에서 보면 제일 바람직한 조선반도의 미래는 여전히 분단되어 있지만 핵무기가 없는 지역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 핵개발을 가로막는 정책과 남북한 분단을 유지하려고 하는 정책은 서로 모순될 때가 많습니다. 그 때문에 중국은 이 두 가지 과제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에 대해서 논쟁과 토론을 오래 전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은 작년 여름부터 북한 핵무기에 개발에 대한 짜증이 나기 시작해서 북한에 대해 전례 없는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대북제재입니다. 사실상 대북제재는 유엔 안보리에서 결정한 것이지만 대북제재의 성패는 중국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중국은 북한의 거의 모든 무역을 독점하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중국은 거의 10개월동안 북한과의 무역을 하지 않고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도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에 중국 태도가 바뀌기 시작한 느낌입니다. 아마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갈수록 악화되어가는 미-중 무역 갈등의 영향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은 대북제재도 어느정도 완화했고 북한과의 외교 접촉과 교류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번 송도 부장의 방북은 이 복잡한 외교활동에서 중요한 행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한두 달 이내에 우리가 중국의 태도에 대해서 더 알게 되겠지만 어찌되었든 지금도 앞으로도 중국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