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남한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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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신 것처럼 북한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해외로 일하러 갑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수십만 명의 북한 사람들이 중동의 사막이나 시베리아 수림의 매우 열악한 조건 하에서 일하고 가족과 나라를 위해서 돈을 벌었습니다. 당연히 그들이 가는 나라 대부분은 그들의 입장에서 볼 때 부자 나라입니다. 이것은 현대세계에서 당연한 일입니다. 잘 못사는 나라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잘 사는 나라로 일하러 갑니다.

당연히 남조선은 부자 나라이니까 해외에서 오는 노동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북한 사람 대부분은 평양에 갈 때 평양에 외국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조금 웃기는 주장입니다. 왜냐하면 평양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1,000~1,500명 뿐입니다. 한편, 남조선에서 사는 외국인은 210만 명 정도입니다. 남조선 주민 25명 중에 1명은 외국 사람인 것입니다. 그들 가운데 4분의 3 정도가 외국인 노동자입니다.

북한사람들은 남조선에 외국인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거의 다 미국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남조선의 외국인 체류자 가운데 미국 사람은 15만 명밖에 안 됩니다. 남조선 출신 교포들이 아닌 본래 미국 사람은 6-7만 명밖에 안 됩니다. 남조선에 가장 많이 오는 외국인들은 당연히 중국 사람들입니다. 지금 남한에 체류하는 중국사람들은, 믿기 어렵겠지만 120만 명이나 됩니다. 다음으로는 베트남, 태국, 필리핀, 그리고 구소련 우즈베키스탄 출신들도 각각 5만 명 이상 삽니다. 심지어 스리랑카나 캄보디아에서 온 사람들도 몇만 명 있습니다. 이들 나라는 어렵게 사는 나라들이니까 돈을 벌기 위해서 부자 나라인 남조선으로 온 노동자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남조선에서 무슨 일을 할지는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즉, 남한사람들이 위험하고 힘들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건설현장에서 일하기도 하고, 공장에서 조립을 하기도 하고, 화장실청소와 같은 힘든 일을 많이 합니다.

북조선의 해외 파견노동자들이 러시아나 중동에서 하는 일과 대체로 비슷합니다. 외국인들이 남조선에 이만큼 많이 온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그들은 힘든 일이지만 3년에서 5년동안 열심히 일한다면 고향에 돌아가서 집을 살 수도 있고, 작은 가게나 식당을 창업할 수도 있습니다. 자녀들을 좋은 학교에 보낼 수도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하는 일에 따라 매월 적게는 미국 돈으로 1,500달러, 많게는 3,000달러 정도를 벌 수 있습니다. 물론 숙소와 식비등 이런저런 생활비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남한에 와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북한 노동자와 달리 국가에 과제금을 낼 필요가 당연히 없습니다. 결국 매월 2,000달러를 받는 사람이면, 1년만 일하면 1만 5천에서 2만 달러를 저축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참 좋은 벌이입니다.

남한사람들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습니다. 한편으로 남한은 국가차원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리를 잘 보장하고 있습니다. 고용한 주인이 돈을 제대로 주지 않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외국인 노동자는 아무 때나 관계당국에 신고해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우즈베키스탄 출신 노동자를 도와준 적이 몇 번 있었는데 남한 당국자들이 외국인 노동자보다 한국인 사장 편을 드는 경우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면 남한 사람들은 외국인 노동자를 남한 사회와는 별개의 존재로 봅니다. 그들은 남한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결국은 자기 나라로 돌아갈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즈베키스탄이나 멀고 먼 네팔에서까지 남한에 일하러 왔기 때문에 잘 살 수 있게 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것은 참 좋은 현상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