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습니다. 과거 취임과는 달리 트럼프는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나라의 정치 노선을 크게 좌우할 수많은 행정명령서에 서명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직후 북한을 언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 저도, 수많은 다른 북한 전문가들도 취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기본 이유는 그 중요도가 미국 국내 정치나 대중국 정책 등에 밀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소식을 보면 트럼프는 북한과의 회담을 시작할 마음이 있어 보입니다.
특히 흥미로운 지점은 트럼프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불렀다는 것입니다. 우연히 나온 발언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북한 당국과 간부들은 자신들이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겠지만 미국도, 중국도, 다른 국가들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부른 적은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이라 칭한 것은 그의 행정부가 북한과 회담을 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암시의 기본 목적은 2019년에 성공하지 못했던 하노이 회담의 목적과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당시에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아도 핵개발을 멈추는 조건으로 대북 제재 완화를 할 수 있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다른 언급도 했습니다. 그가 북한에 대해 한 번만 언급했다면 우연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놀랍게도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해안이 많고 해안에서 휴양소를 많이 건설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언급은 왜 나왔을까요?
미국 대통령이든, 다른 나라의 지도자이든 공개적으로 말할 때, 특히 외교 문제를 다룰 때는 그냥 기분 때문에 하는 말이 있을 수 없습니다. 북한 측이 미국과 타협을 이룬다면, 북한이 미국에서 투자를 얻을 수도 있다는 암시로 보입니다. 2018년에도 트럼프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립을 완화한다면 휴양소 건설을 비롯한 대규모 건설을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취임식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 행정부는 암묵적으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도 있으며 회담이 성과를 내면 북한은 미국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고 경제협력도 할 수 있다는 암시입니다.
평양 지도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듣기 좋은 소식입니다. 외교 분야에서 새로운 성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머지않은 미래에 미국과의 회담이 시작될 가능성이 생각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물론 회담이 시작한다고 해도 양측이 타협에 이를 수 있을지 알 수 없고 그 타협이 잘 지켜질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과 북한 사이에 외교 접근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