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북 동향 면밀 분석...추가 상황악화도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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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청와대는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며 추가적인 상황 악화 가능성에도 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0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주재한 당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된 대미 대응 방안 소식을 보도한 북한 관영매체.

이에 따르면 북한은 선결적·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 구축 조치’를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018년 4월 남북·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선언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유예 조치, 즉 ‘모라토리엄’을 철회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당시 북한은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이날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정례회의를 열어 북한 동향을 논의했습니다.

청와대는 회의 결과 발표에서 북한의 핵실험 및 ICBM 발사 재개 검토 사실을 ‘일련의 동향’이라고 표현하며, 상임위원들이 이를 면밀히 분석하고 미국 등 유관국들과 긴밀히 협의하는 한편 추가적인 상황 악화 가능성에도 대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도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최영삼 한국 외교부 대변인: 한국 정부는 최근 한반도 정세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북한의 일련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진전시켜 나간다는 원칙을 견지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원칙 위에서 한반도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미국 등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북한과의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 보다 진전된 외교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같은 날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남북관계가 악화됐던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평화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대화와 외교만이 답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등을 실제로 감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의 의도나 다음 조치를 예단해서 말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를 방문 중인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20일 현지 언론에 실린 서면인터뷰에서 “현 상황을 봤을 때 평화 구축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평화로 가는 길이 아직 제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당과 야당 후보들은 북한의 발표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국의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통령후보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북한이 핵·미사일과 관련해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입장을 밝혔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이 후보는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에 북한이 상황을 오판하고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단호한 대처를 주문했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 국민의힘의 윤석열 대통령후보는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방안이 완전히 실패했다”며 “말로 외치는 평화가 아닌, 힘을 통한 평화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후보는 이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겠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무력화하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는 한편 한미 연합훈련을 정상화하고 연합작전태세를 확고히 다지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