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동맹 위해 역내 안보 기여도 높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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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동맹 강화와 대북 대응을 위해 한국 정부가 지역 내에서 안보 유지 비용 등 기여도를 높일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제언이 한국 내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특별시가 26일 시청에서 ‘트럼프 2기, 한반도 안보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개최한 제4차 서울시 안보포럼.

한국 내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들에게 안보 기여도를 높일 것을 주문하고 있는 만큼,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 새 행정부가 역내 안보와 관련된 역할을 분담할 수 있는 동맹국을 선별하고 있다며, 한미 동맹이 그 역할을 한반도 밖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미국으로부터 핵 관련 보장을 받거나 자체 핵능력 보유 가능성을 타진하려면, 이제는 한미동맹이 한반도를 벗어날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차 부원장은 미북 핵협상 방향이 비핵화에서 핵군축으로 변하는 과정은 자연스레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새 행정부가 북한과 핵동결 협상이나 제한적인 제재 완화 등 이른바 ‘스몰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한국이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자체 핵무장 등을 무리하게 시도하는 것은 동맹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지금의 확장억제 조치들을 강화해 나가는 가운데 핵역량 보유 가능성을 조심스레 타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북핵 인정·대북제재 전면 해제 가능성 작아”

또 주변국의 우려와 달리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전면 인정하거나,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대북제재를 한 번에 해제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같은 토론회에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한미군 감축이나 조정이 일부 이뤄질 수는 있다면서도, 그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한국의 역할을 고려한다면 중국 견제를 위해 한국, 일본 등 역내 동맹이 매우 중요해진 상황에서 한국 내 안보 불안을 부추기면서까지 주한미군을 감축시킬 것이냐 하는 부분에는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고, 한국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민 교수는 다만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이 역내 안보에 있어서 미국에겐 여전히 중요한 것이 현실인 만큼, 안보 비용 분담 등 현안에 대한 당사국들의 논의를 통해 입장차를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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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의 바이어리셔호프 호텔 인근의 코메르츠방크에서 를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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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같은 자리에서 미북 대화 재개 조건으로 한미 연합훈련이나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등을 중단하는 합의가 다시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를 막기 위한 한미 간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미북 소통을 복원하는 초기 단계에서 연합훈련, 전략자산 전개 문제를 북한이 먼저 제기할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한국이 그 비용 문제를 미국과 어떻게 협상해서 채울 것인지가 중요한 관건일 것입니다.

박 교수는 미국이 일본, 호주(오스트랄리아), 인도와 역내 안보 문제를 우선해서 논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동맹 강화를 위해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