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종전선언 문안, 한미 의견 일치…미와 긴밀 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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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 문안에 대해 한미가 의견의 일치를 이뤘다고 밝히며 미국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임기 종료 3개월여를 앞두고 한국의 연합뉴스와 AFP, AP, 교도통신, 로이터 등 세계 7대 통신사와 합동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10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북한에 제시할 종전선언 문안에 대해 미국과 의견의 일치를 이룬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은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의 제도화로 나가기 위한 과정으로 유용성이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2월 열린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의 대화 및 북핵 등과 관련된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지자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온 바 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지난해 9월, 유엔총회):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합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내에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리적으로 지나친 욕심일 수 있다”며 종전선언을 이룰 여건을 차기 한국 정부에 넘겨주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임기 내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서도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북한이 원하는 방식으로 선결조건 없이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향후 열리는 한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언급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화에 선결조건은 바람직하지 않고 이에 대해 대화의 장에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남북 정상회담을 갖기에 부적절한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원일희 선거대책본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비판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대통령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겁니다.

원 대변인은 “북한은 핵실험과 ICBM발사 재개까지 시사하면서 종전선언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며 “임기 석달을 앞둔 대통령이 정권교체가 되면 남북 정상회담이 어려울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거듭되는 북한의 미사일 무력시위에 대해서는 관련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핵실험 유예, 즉 모라토리엄 선언을 파기하지 않도록 끈질긴 대화와 외교를 지속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 대해서는 한국의 유일한 동맹국으로 외교, 안보 정책의 근간이자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초석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한미동맹은 안보동맹을 넘어 경제를 포함하는 ‘포괄적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과거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로 회귀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북이 합의한 문서들을 바이든 행정부가 계승했고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지난해 임명되면서 실질적인 대북 접촉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교착 국면이 장기간 이어지는 점에 대해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의 회담은 시간 문제일 뿐 결국 성사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북 대화가 재개되고 양 정상이 역사적 만남을 다시 갖는다면 이번엔 실질적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서는 바이든 행정부와 대북 인도적 지원 추진에 합의한 바 있다며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북한 인권의 개선을 위해선 먼저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고 교류를 활발히 해야 한다는 입장도 덧붙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 인상적인 기억으로 지난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 5.1능라도 경기장에서 한 연설을 꼽았습니다. “한국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15만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한 것은 남북관계에서 최고의 장면”이었다는 겁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퇴임 후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차원의 대북특사를 요청받을 경우에 대해서는 “그때 가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취임해 임기 3개월여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차기 한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오는 3월 9일 진행됩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